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으면서 영화 '미나리'가 국내 영화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이목이 쏠린다. 시장에선 코로나 장기화로 극장가가 타격을 입은 만큼 OTT를 활용한 경제적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지난달 미나리가 극장 흥행을 견인한 주역으로 거듭났다. 실제 지난달 약 84만 명의 관객을 불러모았고, 이달 25일 기준 누적 관객 수 93만9000여 명을 기록했다. 업계에선 ‘미나리’가 다양한 연령대의 지지 속에 중년 관객을 극장으로 이끌며 관객층 확대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미나리' 흥행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영화 '기생충' 역시 아카데미 수상 직후인 2월 10일에만 약 6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순위가 12위에서 4위로 치솟았다. 미나리는 오는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지역 개봉 일정을 앞두고 있다.
다만, 기생충에 버금가는 파급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30~40년 전, 농장이 있는 아칸소 작은 시골 마을을 영화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PPL 수혜 역시 크지 않아서다. 대신에 코로나 사태로 문을 닫는 극장가가 늘어난 만큼 경제적 효과는 OTT에서 가시화될 전망이다.
지난 21일부터 '미나리' 배급사인 판씨네마는 IPTV와 구글 플레이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VOD 상영 서비스를 오픈했다. 미나리는 지난주(19~25일) 유플러스 영화 VOD 주간 순위 1위에 올랐다. KT의 IPTV인 ‘올레TV’와 OTT플랫폼 ‘시즌’에서도 각각 2위 차지했다.
이 밖에도 미나리는 내달 5일에는 이탈리아 현지 프리미엄 영화 채널인 '스카이 시네마'를 통해 안방에 방영되고 이후 VOD로도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 증시에선 SM 라이프디자인이 미나리 관련주로 꼽힌다. 미나리의 배급사인 판씨네마와 부가판권 계약을 맺으면서다. 향후 미나리와 관련한 영상 콘텐츠 판매를 진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2175원에 그쳤던 주가는 이달 23일 5150원까지 치솟았다. 이날은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전 거래일 대비 19.11%(775원) 내린 3280원에 장을 마쳤다.
아울러 시장에선 국내 브랜드 가치 제고에도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기생충'에 이어 '미나리'도 힘을 보태면서 한국 콘텐츠 위상이 크게 올라갔다는 평가다. 이에 한국 관련 콘텐츠의 유효시장이 아시아권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영화에 관심이 커지자 미국의 한 요리전문 채널에선 미나리 나물을 소개하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지난 6일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에 따르면, 미국의 '푸드네트워크'가 미나리를 이용한 나물 요리 레시피 등 관련 정보를 소개했다.
한편, '미나리'는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받으며 주목받기 시작해 미국영화연구소(AFI) 올해의 영화상,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크리틱스 초이스 외국어영화상 등 100여 개의 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