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여자"…이스라엘 유명 축구 심판 성전환 커밍아웃

입력 2021-04-29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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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 사실 밝힌 이스라엘 축구 심판 사피르 베르만
"남성으로 성공했지만 늘 외로움 느꼈다"
이스라엘 축구 협회 지지…심판으로 계속 활동

▲27일(현지시간) 커밍아웃 기자회견에 참석한 축구 심판 사피르 베르만 (출처=사피르 베르만 SNS 캡처)

이스라엘의 유명 축구 심판이 여성으로 성전환 사실을 알리며 커밍아웃을 해 화제가 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프로축구리그 심판 사피르 베르만이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한 사실을 밝혔다.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 라마트간 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그는 "나는 남성으로서 인정받는 삶을 살았다. 축구심판협회와 학교, 연애 등에서 모두 성공적이었다. 가족에게는 아들이자 형제였지만 늘 외로웠다. 난 여자였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사피르 베르만의 성전환 전 사진 (출처=사피르 베르만 SNS 캡처)

베르만은 "어릴 적부터 나 자신을 여자로 여겨왔다"면서 "다른 여성들을 부러워하면서 살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성전환한) 나를 받아들이지 않으리라 생각했고 26년간 계속 (남자로) 참고 살아왔다"면서도 "내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더는 보여주고 싶지 않았고 결국 커밍아웃하기로 했다"며 커밍아웃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경기장에서 팬들에게 야유를 듣기도 했지만, 커밍아웃 결심을 굽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축구협회(IFA)도 이날 트위터에서 "사피르 베르만은 최초의 트랜스젠더 심판"이라면서 "그가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성전환 사실을 밝힌 사피르 베르만은 올해 나이 26세로 이스라엘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심판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 6개월간 성전환을 위해 호르몬 치료를 받았고 대기심으로 밀려났지만, 다음 달 2일 하포엘 하이파와 베이타르 예루살렘의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주심으로서 그라운드를 밟을 예정이다.

그는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기자회견 소감을 남기며 "내게 큰 지지를 보내 준 가족과 여성으로서 설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준 친구들에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며 "축구 관계자와 심판 협회에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커밍아웃 기자회견 후 29일(한국시간) 사피르 베르만. (출처=사피르 베르만 SNS 캡처)

아울러 인스타그램을 통해 "앞으로 수많은 어려움이 있을 거란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지만, 따뜻한 마음이 있는 주변의 지지가 있다면 나는 계속해서 내가 선택한 삶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동성애자나 성전환자도 군 복무를 할 수 있는 등 성소수자에게 포용적인 국가다. 하지만 성소수자 인권단체 '예루살렘 오픈 하우스'의 에란 글로버스는 "트랜스젠더가 공직자로 선출된 적은 없다"며 "이스라엘 (성소수자 인권)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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