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당원ㆍ文대통령과 갈등 전망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로 송영길 의원이 선출됐다. 홍영표ㆍ우원식 의원에 비해 친문(문재인)색이 옅고 부동산 정책을 비롯한 가시적인 변화를 강조해왔기에 주목된다.
2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세론을 이뤄온 송 대표는 최종 득표율 35.6%를 기록하며 이변 없이 홍ㆍ우 의원을 누르고 당권을 거머쥐었다. 홍 의원과는 불과 0.59%포인트 차이로 간발의 차이였다.
송 대표는 이날 당선 뒤 당 대표 수락연설에서 "열정과 헌신, 지혜 가진 모든 분을 한데 모아 원팀을 만들겠다"며 "유능한 개혁, 언행일치 민주당을 만들어 국민의 삶을 지켜내고 국민의 마음을 얻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송 대표는 범(凡) 친문으로 분류돼왔지만, 이번 당권 레이스에서 4ㆍ7 재보궐 선거 참패에 따른 큰 변화를 외쳐온 만큼 당 주류인 친문과 다소 각을 세우고, 정책 기조에서도 문재인 정부와는 다른 방향을 제시할 전망이다.
친문과 선을 긋는 지표는 강성당원에 대한 입장이다. 친문 핵심 홍 의원과 우 의원의 경우 강성당원이 자성 메시지를 낸 초선 의원들에 문자폭탄을 보낸 데 대해 비호한 반면 송 대표는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송 대표의 당선 자체가 강성당원의 '실력'이 크지 않다는 점이 증명돼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수도 있지만, 친문 인사들에 대한 입김은 여전하기에 송영길 지도부와 강성 지지층이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주목할 점은 정책 기조다. 특히 부동산 정책의 경우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부동산 세제와 주택 구매 대출 규제에 대해 송 대표는 완화 주장을 하며 현 정부 정책기조와 대척점에 서서다. 송 대표는 종부세 과세 시점 조정과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경감 등 주장과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90%까지 완화하자는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청 갈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송 대표가 가장 앞세워온 부동산 정책의 변화에 힘을 싣는 데 반해 문재인 정권으로서는 임기 말에 국정 핵심인 부동산 정책 기조 전환을 하는 데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어서다.
국민의힘 등 야권이 송 대표에 손을 보태며 문재인 대통령이 고립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오찬 제안을 거절했다. 사전 조율이지 거부는 아니라는 게 김 대행의 입장이지만, 새 지도체제를 맞은 민주당을 지켜보기 위해 보류한 것으로 읽힌다.
한편 이날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는 김용민ㆍ강병원ㆍ백혜련ㆍ김영배ㆍ전혜숙 의원이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