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급락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개월 새 양파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재배면적도 늘어 당분간 하락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와 의무자조금단체는 출하 연기를 유도하고 나섰다.
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양파 상품(上品) 20㎏ 도매가격은 1만6120원으로 1개월 전 3만988원에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1년 전 가격 2만300원, 평년 1만9533원과 비교해 20.6%, 17.5% 낮은 수준이다.
양파 가격 급락은 저장양파 출하 종료에 이어 조생양파의 출하량이 늘어난 탓이다. 조생양파는 지난달 중순부터 출하를 시작했다. 저장양파의 가격이 지난해보다 좋았던 탓에 조생양파의 출하가 앞당겨지고, 출하량도 늘었다.
지난해 가격이 좋아 재배면적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2021년 마늘·양파 재배면적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양파 재배 면적은 1만8014㏊로 전년 1만4673㏊에서 22.8% 증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달부터 제주와 전남 고흥 등지에서 물량이 쏟아지고 있고, 출하지역은 계속 확대되고 있다"며 "현재 수준의 가격이 지속되면 올해 농사를 망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여기에 출하량과 재배면적은 늘어난 반면 소비는 침체돼 시세는 당분간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와 지난해 출범한 양파 의무자조금단체는 조생양파 가격 하락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출하 지연책을 추진한다. 이달 수확하는 조생양파는 산지 농협에서 2개월 정도 저장했다가 7월쯤 시장에 출하하도록 유도한다. 아울러 6~7월 수확하는 중만생종 양파도 마찬가지로 비축한다는 방침이다.
남종우 양파 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올해 양파 출하량이 증가해 가격이 예년보다 빨리 하락하는 상황에 이번 조생 양파 출하 연기는 생산 농가에 양파 생산비 보전의 여건을 마련하는 등 신속한 수급 대책에 큰 의미가 있다"며 "농가에선 수확시기를 조금 늦추거나 크기가 작은 양파는 출하를 자제하는 등 농가의 자발적인 출하 조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