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에스엔이 최대주주 교체 직후 대규모 CB(전환사채) 발생을 공시했다. 사업구조가 악화해 적자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잠재적 주식을 팔아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끌어모아 연명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엔에스엔은 지난달 5일과 6일 각각 105억 원, 45억 원 규모의 23회차, 24회차 CB를 발생한다고 공시했다. 이 중 24회차는 납입이 완료됐고, 23회차는 지난달 30일 발행액을 140억 원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납입이 완료되면 이 회사는 지난 3월 3일 최대주주가 기존 황원희 씨에서 제이케이파트너스1호 투자조합으로 바뀐 지 두 달 만에 총 185억 원어치 CB를 발행하는 셈이 된다.
이 회사는 지난달 30일 기준 CB 미상환 잔액이 264억 원 수준이다. 여기에 발행 예정인 23회차 물량을 더하면 이날 종가기준 시가총액(778억 원) 대비 51.92%에 달한다. 전환가능 주식 수를 기준으로 하면 전체 주식 수 대비 50.06% 수준이다.
지난해와 2019년 2년 간 481억 원 수준 CB(16~22회차)를 발행했다. 이번에 발행하는 CB까지 합치면 시가총액 대비 85.93%(666억 원)에 달한다. 현재 유통 주식 수에 버금가는 수준의 매물이 풀렸거나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야기다. 이론상으로는 주식 가치는 절반 수준까지 희석된다.
문제는 이렇게 돈을 끌어모은 이유가 신사업 추진 등 미래먹거리 때문이 아니라, 원재료 및 상품 구매대금, 회사 운영 경비 등을 충당하기 위해서란 점이다. 23회차 CB는 처음에는 타법인 증권 취득(25억 원)과 기타(20억 원)에 활용될 계획이었지만, 정정공시를 하면서 조달 목적을 '운영자금'으로 변경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155억 원, 영업손실 63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155억 원에 달한다. 그동안 쌓인 결손금은 526억 원으로 총자산(612억 원)에 근접했다. 주된 적자 원인은 바이오사업부와 기타사업 부문에서 지난해에만 각각 30억 원, 29억 원씩 발생한 판관비 때문이다. 이 두 사업부문은 매출 없이 비용만 쓰고 있다.
본사업이 견조한 것도 아니다. 이 회사 지난해 매출은 ICT사업부 114억 원(73.72%)과 자전거사업부 39억 원(25.37%)에서 발생했는데, 매출원가율이 90%에 달해 이외 비용까지 고려하면 적자상태다.
결국, 투자자가 보유한 지분 가치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해 사업을 연명해 나가고 있는 셈이다. 이 회사에 투자한 소액 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1만3000여 명으로 전체 주식 중 79.26%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 지분율은 최근 매각에서 더욱 줄어 6.94%, 약 51억 원어치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