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양자기술 민관 공동 연구 나서…50개사 참여 협의회 출범

양자기술은 특수한 물리 법칙 중 하나인 양자역학을 고속 계산이나 통신에 활용하는 것으로, 컴퓨터 처리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양자기술이 통신과 암호, 정보수집·분석 등에 활용되는 만큼 디지털 안보를 중요하게 여기는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이 지난 몇 년간 양자기술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가토 가쓰노부 일본 관방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양자기술은 산업정책 관점에서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할 분야”라며 “민관이 일체가 돼 양자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양자기술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후 공동 성명을 통해 양국이 양자역학 연구와 기술 개발에서 제휴한다고 발표했다.

일본은 양자기술 중에서도 양자 인터넷을 구성하는데 필수 요소인 통신·암호 분야에서 나름의 입지를 갖고 있다. 도시바가 이 분야에서 하드웨어 특허 건수 세계 1위를 기록 중이며 NEC와 NTT도 상위권을 차지한다.

민관 협의회에는 후지쓰와 히타치, NTT 등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2022년 중 별도 법인을 설립하거나 펀드를 통해 투자 활동을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정부가 업계와 손잡고 양자기술 관련 펀드를 만드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6억 달러(약 6756억 원)를 투자해 여러 국립 연구소에 양자기술 연구 거점을 만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일본은 협의회 설립 후 기업 간 협력을 통해 양자기술을 새로운 상품·서비스에 응용할 예정이며 인적 인프라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양자기술을 통해 고속 계산이 가능해져 소재나 원료 관련 정보 처리가 빨라지면 제약업계의 신약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닛케이는 “양자기술은 의료 분야의 기술 개발과 직결되며 효율적인 물류와 교통망을 찾는 연구에도 도움이 된다”며 “양자 컴퓨터는 고도의 인공지능(AI)이나 새로운 금융상품에도 응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