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동부이촌동 통합 리모델링 한차례 좌초
'준공 20여년' 안전진단 통과 관건
서울 용산구 이촌1동(동부이촌동) 일대 주요 아파트 단지가 리모델링 조합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준공된 지 20년은 넘었지만 재건축 기준 30년을 채우지 못한 단지들의 사업 추진 의지가 강하다. 다만 동부이촌동 내 주요 단지의 리모델링 사업이 한 차례 좌초되기도 한 만큼 사업 전망을 낙관하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비업계에 따르면 동부이촌동 이촌코오롱아파트는 리모델링 조합설립 동의서 접수 열흘 만에 동의율 35%를 달성했다. 이촌코오롱 리모델링조합설립 추진위 관계자는 “주민들의 조합 설립 찬성 호응도가 높다”며 “이달 안으로 조합 설립 동의율 67%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촌코오롱아파트는 단지와 바로 맞닿은 강촌아파트와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강촌아파트는 이달 중순부터 리모델링 조합설립 동의서 접수에 나선다. 이촌코오롱은 1999년 준공돼 올해 21년 차를 맞은 아파트로 총 834가구 규모다. 강촌아파트는 총 1001가구 규모로 1998년 준공됐다. 이촌코오롱 리모델링조합 추진위 관계자는 “이 단지는 지은지 20년이 넘었고 2000년대 이전 구식 평면이 적용된 아파트로 불편한 점이 많아 리모델링 추진하려 한다”고 했다.
인근 한가람아파트는 두 달 전부터 조합설립 동의서 접수를 진행해 현재 주민 동의 40% 이상을 얻었다. 한가람 리모델링조합 추진위 측은 지난달 말 자체 리모델링 설명회 영상을 제작해 온라인으로 배포하는 등 리모델링 사업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가람아파트는 총 2036가구 규모로 1998년 지어져 올해 입주 22년차에 접어들었다.
이촌코오롱과 한가람 등 주요 단지들의 리모델링 조합 설립이 가속화되면서 아파트값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촌코오롱 전용면적 114㎡형은 지난달 10일 22억 원(4층)에 신고가 거래됐다. 이전 최고가는 지난 1월 거래된 20억 원(13층)이었다. 강촌아파트 역시 같은 평형이 지난달 5일 직전 최고가보다 6000만 원 오른 22억5000만 원(10층)에 손바뀜됐다. 한가람아파트도 전용 114㎡형이 지난 3월 최고가인 22억5000만 원(20층)에 거래됐다.
이촌동 H공인 관계자는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의 입지가 워낙 좋은데다 용산 개발 등 미래가치도 계속 높아질 곳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매수세는 많으나 매물이 없다 보니 거래는 뜸한 편”이라고 전했다.
이촌코오롱·강촌·한가람아파트는 2018년 인근 5개 단지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했다가 주민 의견 불일치로 한 차례 사업이 좌초되기도 했다. 또 이들 단지는 준공된지 이제 갓 20년을 넘긴 만큼 리모델링 안전진단 통과 가능성에도 물음표가 붙는다.
일반적으로 리모델링 단지들은 조합원 분담금을 낮추기 위해 일반분양 물량을 늘리기 위한 수직증축 리모델링 방식을 택한다. 이 경우 수평증축보다 안전진단 과정이 까다롭다. 리모델링은 준공 15년이 지나고 안전진단 B 또는 C 등급을 받으면 추진할 수 있다. 반면 재건축은 준공 30년이 지나고 안전진단 D등급 이하를 받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