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재선 의원들을 만나 재보궐선거 이후 당 운영에 관한 당내 의견 수렴에 나섰다. 당대표-재선의원 간담회는 송 대표의 요청으로 이뤄졌으며 재선인 어기구 원내신임부대표가 연락을 주선했다. 민주당 재선의원은 총 49명으로, 이날 간담회에는 4명~5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인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재선 의원과의 간담회에서 “우리 의원들이 내는 법안 하나하나가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내기만 하면 뉴스가 된다. 집권당이기 때문”이라며 “법안도 국민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숙성도를 높여서 세밀하게 챙겨서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송 대표는 “대선이 302일 남았다”며 “의원들의 모든 법안 제출이나 대정부질문이나 모든 활동은 302일 후 국민의 마음을 얻어 다시 한번 국정을 책임질 수 있는 기회(를 얻는 데) 도움이 될 것인가 안 될 것인가(와 관련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도 5선 의원을 했으니 쭉 선거 패배가 있을 때마다 패배를 반성하지만 (대응은) 다른 방향으로 나와서 어려운 점이 많다”며 “우리 민주당도 이번 4·7 재보선 패배 민심을 어떻게 진단하느냐에 따라 이후 대응 방안과 생각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충분히 우리가 토론하면서 자의적인 판단이 아니라 국민적 공감대를 받는 변화의 방향으로 잘 합의됐으면 좋겠다”며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좀 더 많은 경청의 시간을 갖고 여론조사와 전략회의, 정확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국민이 바라는 방향으로 민주당이 나아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임혜숙·노형욱·박준영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문제 △야당에 법사위원장 및 7개 상임위를 주는지 여부 △부동산 등 민생 문제 △대통령선거 경선 연기론 △당의 진로와 방향 등 다양한 논의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관련해선 “그것도 의견이 나뉜 부분이 있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씀하는 분도 있고 다양한 의견이 있다”며 “좀 더 우리 국민들 눈높이에서 민심의 귀를 더 기울였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당청관계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어 의원은 “대선 공약도 당 중심으로 만들고 대의원제를 통해 집행하고 이렇게 당 주도로 갈 필요가 있다. 청와대 끌려다니고 이런 것은 좋은 것 아니지 않으냐”며 “맞는 말씀”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야당에 법사위원장을 주자는 견해에 대해선 “그런 얘기도 당에서 지금 논의가 있다. 7개 상임위 문제도 있고 의원들 의견이 아주 다양하다”며 “지도부가 이제 잘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대선 경선 연기론과 관련해서는 “그 얘기도 일부 나왔다”며 “다 당 지도부가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김영배 최고위원은 “재선 그룹이 야당 때 국회에 들어왔기 때문에 훨씬 좀 현재 상황에 대해 책임있게 논의를 해야 한다는 말씀이 많았다”며 “또 대선을 앞두고 선거 패배 이후 지역 민심을 직접 우리가 들어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했다.
어기구 의원은 간담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여러 의원이 의견을 줬고 그 의견을 지도부가 잘 수렴해달라는 의견이었다”며 “문제가 없다는 의견부터 국민의 눈높이에서 민심을 귀 기울였으면 좋겠다는 의견까지 다 갈리기 때문에 방향을 하나로 확정해서 말씀드릴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선 연기론’과 관련해서도 “그 이야기도 나왔다. 당 지도부가 결정할 문제이며 ‘연기하자’‘그대로 하자’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어 의원은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고 당을 잘 이끌어달라는 부탁이 나왔다”며 “우리 당이 앞으로는 대선 공약도 당 중심으로 만들자는 이야기도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