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사상최대 실적, 쿠팡 등 우연이 겹쳤다”

입력 2021-05-1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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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등 투자금 회수 사례가 우연히 겹쳐 실적 호조 기록”
“알리바바 지분 순자산가치 비중 60→43%로 줄어”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2019년 6월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도쿄/AP뉴시스

일본 소프트뱅크그룹(SBG)을 이끄는 손정의 회장이 12일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것과 관련해 “우연이 겹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손 회장은 이날 오후 도쿄 소프트뱅크그룹 본사에서 연간 실적 기자회견을 열고 “비전펀드의 주요 투자처 중 하나였던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 상장하는 등 ‘우연’이 겹쳐 일시적으로 이익이 커진 것”이라면서 “1년 전에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하는 등 많은 실패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회사가 발표한 2020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연결 결산 순이익은 4조9879억 엔(약 51조53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일본 기업으로는 사상 최대 순익 규모인 동시에 엔화 환산 기준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4조7882억 엔)를 제치고 지난해 전 세계 기업 중 3위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글로벌 증시가 상승하면서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비전펀드’의 운용 성적이 크게 개선된 것이 회사 실적 호조로 이어졌다. 실제로 이 기간 투자 손익은 7조5290억 엔 흑자를 기록했다. 직전 해인 2019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4월) 1조4101억 엔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그중 쿠팡 효과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전펀드가 투자한 한국의 쿠팡은 지난 3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했는데, 소프트뱅크그룹의 이번 실적에 계상된 미실현 평가이익은 2조5978억 엔(약 26조8200억 원)에 달한다. 손 회장에 따르면 2017년 시작한 비전펀드 1호(SVF1) 내부수익률(IRR)은 22%를 기록했다. 2호 펀드(SVF2)의 IRR는 119%에 달해 전체 비전펀드의 IRR는 43%를 기록했다. 비전펀드 1호는 총 92개사에 투자해 지난해 12월 말 기준 10개사 자금 회수를 완료했다. 인공지능(AI)에 초점을 맞춘 2호 펀드는 현재 26개사에 투자한 상태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12일 오후 도쿄 본사에서 지난해 실적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동영상 캡처

손 회장은 사상 최대를 기록한 순이익 규모보다 순자산가치(NAV)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그룹 입장에서는 순이익보다 지분가치에서 순부채를 뺀 NAV가 더 중요하다”면서 “회사의 NAV에서 비전펀드의 비율은 점차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NAV에서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 홀딩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손 회장은 “반년 전만 해도 알리바바 주식이 (회사 전체 NAV의) 60%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43%가 됐다”면서 “반면 비전펀드 비중은 전체 5~10% 정도였는데, 지금은 25%가 됐다. 가까운 미래에 전체 NAV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소프트뱅크의 실적이 글로벌 증시 동향에 좌우된다는 지적도 있다.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기업의 상당수가 스타트업이 많은데, 비상장 기업의 평가 가치는 금융시장 환경에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손 회장은 “투자회사라고 해도 시세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아니라 (펀드 투자를 통해) A를 활용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정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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