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코스피 현물 2.7조 원, KOSPI200 선물 1만2000여 계약 등 선.현물 시장에서 동반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코스피 현물 및 선물 합산 순매도 규모만 4조 원 가량에 달한다. 외국인 투자자의 선물 매도가 베이시스(선현물 가격 차) 하락으로 이어지며 기관투자자 프로그램 매도도 촉발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배경으로 대만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를 꼽을 수 있다”면서 “대만 가권지수는 장중 최대 낙폭 8.6%를 기록한 후 장 후반 들어 일부 낙폭을 축소하며 4.1% 하락으로 마감했는데 가권지수는 지난 11일 3.8% 하락한데 이어 12일에도 변동성을 키우며 선물 시장 투자자 마진콜 우려까지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만은 코로나19 억제 모범 국가로 꼽혀 왔고 이제까지 누적 확진자 수도 1210명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전날 대만 보건당국이 지역사회 단위 감염 진입을 인정했으며 코로나19 경계 단계를 격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노 연구원은 “전날의 국내 주식시장 장중 변동성 확대 및 외국인 대규모 매도세는 대만을 중심으로 한 익스포저 축소 움직임이 배경이었을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대만과 더불어 아시아 신흥국(Asia ex Japan) 지역을 구성하고 있는데 외국인 투자자의 대만 주식시장향 비중 축소 움직임이 직접적으로 국내 주식시장 패시브 수급에 악재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또한 코로나19 성공적 억제로 중국의 일부 제조업 기지로서 역할을 이전 받은 대만위상에 대한 의구심 부상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대만은 코로나19 국면을 거치며 스마트폰, 반도체 등 글로벌 IT 밸류체인에서 위상이 높아졌는데 공급망 차질이 현실화 되지 않을 경우 주식시장은 복원력을 보일 것 같다”고 전망했다.
노 연구원은 “대만 코로나19 상황이 공급망 우려로 비화되지 않는다면 전날 외국인의 IT 익스포저 축소 움직임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면서 “향후 1주일간 사태 추이를 지켜볼 필요는 있으나 글로벌 공급망 우려가 주식시장 급락을 촉발했던 지난 해 2월과 가장 큰 차이점은 백신이 있다는 점으로, 글로벌 공급망 우려로 비화되지 않을 경우 국내 주식시장은 복원력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