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초 1100원 하회 전망 수정 불가피..1135~36원 이상 오르긴 어려울 것
원·달러 환율이 한달보름만에 1130원대로 올라섰다. 미국 소비자물가(CPI)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급등한 충격에다,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사흘연속 매도에 나서고 있는 것이 더해진 때문이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대기성 네고와 헤지물량을 내놓기 좋은 레벨이라고 봤다. 1135원에선 월 이동평균선도 위치해있다고 봤다. 지켜볼 필요는 있겠지만 원·달러가 1135원 내지 1136원 이상 오르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월초 전망했던 원·달러 1100원 하회 전망은 수정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13일 오전 9시20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7.25원(0.64%) 오른 1131.95원을 기록 중이다. 1133.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133.3원까지 올라 3월31일 장중 기록한 1134.0원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32.6/1133.0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8.1원 올랐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미국 CPI지표가 높게 나오면서 인플레 우려가 확산했다. 외국인 주식 매도세까지 더해져 원·달러가 급등한 모습”이라며 “1135원이 월 이평선이다. 대기성 네고물량이 유입되지 않을까 싶다. 오전장중 1130원을 지킨다면 주식시장을 봐가면서 1135원 내지 1136원 정도까지 오를 수 있겠다”고 전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미 CPI 때문에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때문이다. 달러 보유업체들도 많아 이쯤되면 물량을 내놓을 것으로 본다. 중공업체도 헤지하기 좋은 레벨이다. 원·달러가 더 올라가진 않을 것”이라며 “1130원대에서 수급상 매도우위 가능성이 있어 보여 지켜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연준은 물가가 일시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경기가 좋아지나 확인해야할 게 많다고도 밝히는 중이다. 2011년 1차 테이퍼텐트럼 등 과거 경험에 비춰 섣불리 액션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며 “원·달러가 1140원을 넘어가면 달러 강세로 방향을 틀겠지만, 연준도 입장을 바꾸지 않는 이상 달러 강세에 베팅하긴 어렵다. 원·달러가 1125원에서 1135원 사이로 재 진입한 만큼 월초 1100원 이하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은 수정돼야겠지만 추세가 바뀐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오후 3시40분 현재 달러·엔은 0.08엔(0.07%) 오른 109.76엔을, 유로·달러는 0.0001달러(0.01%) 상승한 1.2072달러를, 역외 달러·위안(CNH)은 0.0025위안(0.03%) 떨어진 6.4562위안을 기록 중이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24.48포인트(0.77%) 하락한 3137.18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484억800만원어치를 순매도해 사흘째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인은 지난 양일간 4조7395억4600만원어치를 순매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