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새벽 4시 20분 10m 떨어진 한강 경사면에서 혼자 수면
국과수 “사망 대학생 익사 추정…음주 후 빠른 시간 내 사망”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된 대학생 고(故) 손정민(22) 씨 사망 사건의 퍼즐이 맟춰지고 있다.
14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손 씨가 사라진 지난달 25일 오전 3시 38분경부터 4시 20분 사이 약 40여 분간 손 씨와 친구 A 씨의 동선을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의 부검 결과 손 씨의 사인이 익사로 추정된다”면서, 음주 후 2~3시간 후 사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국과수 정밀부검 소견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차량 등을 포함한 탐문 과정에서 정밀한 분석이 필요한 유가치한 제보를 확보해 확인 중에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사건 당일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다.
토요일이었던 지난달 24일 오후 9시 48분께 손 씨는 카카오톡을 통해 A 씨로부터 술을 마시자는 번개 제안을 받고, 오후 10시가 넘어 집 근처에 있는 반포한강공원으로 향했다.
손 씨와 A 씨는 오후 10시 54분께부터 25일 새벽 1시 31분까지 인근 편의점에서 세 차례에 걸쳐 막걸리 3병, 청주 2병, 640㎖ 소주 2병과 360㎖ 소주 2병 등 총 9병의 술을 구매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6개 그룹 목격자 9명의 진술에 의하면 손 씨와 A 씨는 25일 새벽 2시부터 3시 37분까지 반포한강공원 잔디밭에서 돗자리를 펴고 같이 앉아있거나 누워있었다. 새벽 3시 37분께 친구 A 씨는 자신의 어머니와 통화를 했고 그때까지만 해도 옆에 손 씨가 같이 있었다는 목격자의 진술을 확보한 상태다.
문제는 그 이후다.
경찰은 새벽 4시 20분께 A 씨가 한강공원 잔디가 끝나는 지점의 3~4m 경사면에 혼자 누워 잠들어 있는 것을 본 목격자가 있다고 전했다. 당시 A 씨는 잔디에 머리를 대고 강 방향으로 발을 뻗은 채 자고 있었고, 목격자는 A 씨가 위험해 보인다고 판단해 깨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사면은 새벽 2시부터 3시 38분 사이 두 사람이 돗자리를 펴고 놀던 장소에서 10m가량 떨어진 곳으로 한강과 보다 가까워진 지점이다. 또 경사면과 한강 사이는 사람 1명이 낚시를 할 수 있는 정도의 공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가 A 씨를 발견했을 당시 물에 젖어있다거나 흙이 묻은 흔적이 있었다는 등의 진술은 없었고, 이때 손 씨는 보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A 씨는 이 목격자가 자신을 깨운 일에 대해 술에 많이 취해 기억이 나지 않고, 왜 경사면에서 잠들어 있었는지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 씨는 새벽 4시 33분께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이 반포나들목 CCTV에 담겼다. 사건 발생 당일 두 사람 간 다툼 등을 목격했다는 목격자의 진술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과수는 지난 12일 손 씨가 음주 후 2~3시간 후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손 씨가 마지막 음주 이후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사망했다는 의미”라면서 “반드시 2~3시간 후 사망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