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한·미 동맹이 코로나 극복 모범될 것”
한미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미 의회 하원 지도부를 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양국간 협력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하원 지도부와의 간담회에 앞서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과 함께한 간이 연설에서 "코로나는 사람 간 물리적 거리를 넓혔지만, 역설적으로 전 인류가 하나로 연결됐음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바이러스를 이기는 길이 인류의 연대와 협력에 있듯, 더 나은 미래도 국경을 넘어 대화하고 소통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70년간 다져온 한미동맹이 (연대와 협력의) 모범이 될 것"이라며 "오늘 의원님들과의 만남으로 시작될 한미 대화가 한반도 평화는 물론 코로나 극복, 경제회복, 기후변화 대응 등 양국 협력을 더 깊게 하고 전 세계의 연대를 이끄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방미가 코로나19 발생 이후 첫 해외 방문이라고 소개하면서 "나의 방문으로 일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아는데, 그 수고가 보람으로 느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펠로시 의장은 "문 대통령을 모시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환영하면서 "한반도 비핵화뿐 아니라 기후문제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은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도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펠로시 의장은 "한국은 혁신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의 미래에도 기여하고 양국 국민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양국의 우정은 현재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 뿐 아니라 지금까지 한국에서 복무한 수십만명의 미국인들을 통해 더 공고해졌다"고 평가했다.
나아가 펠로시 의장은 "한미관계는 안보의 관계지만, 그것 외에도 굉장히 돈독한 관계를 갖고 있다. 감사하다"며 "제 출신지인 캘리포니아의 한국 교포들도 특별히 기여해주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하원 지도부와 백신협력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이 국제사회에 백신을 지원하며 리더십을 보이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기업들도 백신 위탁생산 등을 통해 팬데믹 종식에 기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미 양국이 백신 수급을 비롯한 보건안보 정책을 긴밀하게 조율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 기업들이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에 있어 글로벌 공급망 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협력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실용적이고 정교한 대북정책을 마련한 것을 높이 평가한 뒤, 북미 대화의 조기 재개가 관건인 만큼 한미 공조를 바탕으로 대북 관여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의회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법안과 결의안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한 뒤 지지를 당부했다.
미중경쟁이나 한일관계도 언급됐다.
문 대통령은 "미중관계의 발전은 우리에게도 중요하다"며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미중관계의 안정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일본은 매우 중요한 이웃이다. 한일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과거사 문제는 대화를 통해 해결해 갈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최근 애틀랜타 총격사건과 관련해 한국 교민 안전에 관심을 당부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미국 하원 지도부 간담회에는 펠로시 의장을 비롯해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원내대표, 스티브 스컬리스 공화당 원내총무, 그레고리 믹스 외교위원장, 애덤 시프 정보위원장, 스콧 페리 외교위원 등이 자리했다. 앤디 김 외교위원, 메릴린 스트릭랜드 의원, 영 김 의원, 미셸 박 스틸 의원 등 한국계 하원 의원들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