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성장률·물가 상향조정할 것, 11명 성장률 3.6% 이상, 10명 물가 1.6% 이상 전망
방점 경기회복에서 금융불균형으로 이동하나 매파적이진 않을 것..코로나19·백신상황 관건
채권전문가들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봤다. 최근 수출과 성장 호조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도 상향조정할 것으로 봤다.
다만, 관건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백신보급 상황이라고 짚었다. 무게중심이 경기회복에서 금융불균형으로 옮겨가겠지만, 생각보다 매파적(통화긴축적)이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한은이 이미 전망치 상향조정을 예고한데 따른 선반영 인식으로 풀이된다.
23일 이투데이가 증권사 채권전문가 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2명은 내년 3분기까지 금리인상이 단행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중 4명은 사실상 연내 내지 이주열 한은 총재 임기가 종료되는 내년 3월말 이전 인상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간 2023년 내지 일러야 내년말 금리인상을 예상해왔었다는 점에서 인상 시점을 크게 앞당겨 본 셈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이 올해는 물론 내년 성장률도 기존 전망치대비 상향조정할 것이다. 한은 통화정책 스탠스에도 약간의 변화가 있을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올 10~11월 소수의견이 나온 후 내년 1분기 금리인상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당장 입장변화가 어려운 이유로는 기저효과와 역기저효과 등 상황을 짚어볼 필요가 있는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백신보급 상황 등을 지켜볼 필요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내년 3월 대통령선거와 이주열 한은 총재 임기 종료라는 이벤트가 예정돼 있는 점도 고려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응답자 전원은 이달 금통위에서 만장일치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률이 큰 폭 상향조정되겠지만 5월 이후 수출과 성장속도가 꺾일 수 있다. 내년 상반기엔 수출과 물가 모두에서 역기저효과를 고민해야 한다. 또 내년 3월엔 대선과 총재 임기 종료도 있다”며 “역기저효과를 소화한 후인 내년 7월 정도 인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변수는 결국 코로나19와 백신이다. 정부 목표대로 갈 것인지와 함께, 백신 자체가 코로나19 확산을 컨트롤 할 수 있는지 여부를 올 겨울 한번 더 확인해봐야 한다. 내년엔 대선 일정과 이주열 총재 교체도 있다”고 전했다.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는 기존 전망치(올 각각 3.0%, 1.3%) 대비 상향조정할 것으로 봤다. 전문가 중 11명은 성장률 3.6% 이상, 10명은 물가 1.6% 이상을 한은이 제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성장률은 3.9%를 물가는 1.8% 정도로 예상하나, 보수적인 한은 속성상 각각 3.6~3.7%, 1.6%를 전망할 것 같다. 어쨌든 상향조정 폭만 놓고 보면 역대급 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제호조가 이어지면서 방점은 금융불균형으로 옮겨갈 것으로 봤다. 다만 보건위기에 직면해 있는 특성상 한은의 전반적인 입장이 매파적이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은 스탠스가 경기회복에서 금융불균형 등 기타요소를 고려하는 쪽으로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파적 입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나 보건위기라는 특성이 있다. 이에 따라 실제적으론 매파적이진 않을 것”이라고 봤다.
한편, 한은은 27일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한은은 지난해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0.50%로 결정해 기준금리를 역대최저수준까지 끌어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