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입자 36.7%가 외지인
7호선 연장개통 등 교통 호재도
2023년까지 4만7000여 가구
'공급폭탄' 예고 "신중한 투자를"
올해 인천 아파트값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자 인천 주택시장으로 실수요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인천은 기존 구도심 개발 가속화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개통 등 교통 환경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지난달까지 올해 누적 아파트값 상승률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이달에도 우상향 곡선을 보이는 인천 집값은 올해 하반기까지 계속 오를 전망이다. 다만 내년부터 인천에 신축 아파트 약 4만 가구가 공급되므로 투자 목적의 매수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이달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인천으로 조사됐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17일 기준으로 전주보다 0.62% 올랐다. 이 기간 서울은 0.22%, 경기는 0.38% 상승했다. 서울과 비교하면 인천 집값은 약 3배가량 오른 것이다. 인천은 3일과 11일 기준으로도 각각 0.5%와 0.62%씩 올라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오른 지역으로 집계됐다.
인천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도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이다.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4월까지 6.78% 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은 2.9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인천 집값 강세는 GTX와 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 교통 호재가 있는 부평구와 서구, 연수구 등을 중심으로 이어졌다. 부평구와 서구는 22일 개통한 서울 7호선 석남 연장선(부평구청역~석남역) 영향으로 집값이 급등했다.
24일 기준 석남역 인근 서구 석남동 ‘인천석남금호어울림’ 전용면적 84㎡형 매매 호가는 5억 원 선에 형성됐다. 해당 평형은 지난달 7호선 개통을 앞두고 지난달 4억4700만 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석남역 개통 이후 호가가 5000만 원가량 치솟았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석남역 개통 이후 매수 문의가 20% 이상 늘었다”며 “아파트는 물론이고 빌라까지 가리지 않고 매수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지만, 집주인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가 더 오르길 기다리는 상황이라 거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GTX-B노선 종착역이 들어서는 연수구 송도동 일대도 집값 강세가 이어졌다. 송도동 ‘송도센트럴파크푸르지오’ 전용면적 84㎡형 매매 호가는 12억 원으로 직전 실거래가보다 5000만 원 오른 수준이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계속 높여 부르고 있고 구매자들은 실거래가 수준만 생각하고 와 발길을 돌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당 지역의 서울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외지인 매입 비율이 많이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지인 아파트 매입 비중은 부평구 45.1%, 연수구 39.4%다. 서울 집값 급등으로 서울 내 무주택자들이 인천 개발 호재 지역으로 몰린 것이다.
다만 2023년까지 인천 내 대규모 신축 아파트 공급이 예정된 만큼 실수요가 아닌 투자 목적의 매수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인천 공급물량은 1만4875가구 규모다. 하지만 내년에는 올해의 두 배 규모인 2만9004가구, 2023년에는 1만8072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서울의 내년 공급 예정 물량이 1만3132가구인 것과 비교하면 수요량 이상의 주택이 대규모로 공급되는 셈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인천은 그동안 공급과잉지역으로 장기간 집값이 정체됐던 곳”이라며 “앞으로 인천 내 많은 공급이 예정돼 있다. 당장은 집값에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