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MA 간담회…“산업 진흥 차원에서 바라봐야”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2주 남짓 지난 가운데, 전동 킥보드 등 공유형 개인형 이동장치(퍼스널 모빌리티·PM) 서비스 이용자가 반 토막 났다.
이에 킥보드 공유 서비스 업계에서는 규제보단 산업 진흥의 측면에 집중해야 한단 주장이 나온다. 규제를 산업 특성에 맞게 손질하고 PM 활용을 위한 법안을 제정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단 것이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코스포) 퍼스널모빌리티 산업협의회(SPMA)는 25일 간담회를 열고 국내 전동 킥보드 산업 현황과 각종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13일부터 시행된 개정 도로교통법은 전동 킥보드 등 PM에 대한 안전 기준과 이용 요건을 강화했다. 면허를 보유해야 탈 수 있고, 헬멧 등 인명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거나 2인 이상 탑승할 경우 범칙금을 부과한다. 지난해 말 완화됐던 규제가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규제가 강화하면서 공유 킥보드 이용자도 감소하는 추세다. 개정안 시행 이후 매출액 변화에 대해 SPMA 관계자는 “50% 정도의 충격이 있었다”며 “좀 더 지켜보긴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SPMA에 소속된 한 업체는 개정안 시행 첫날 킥보드 한 대당 매출이 55% 급감했다고 밝혔다. 이어 감소세는 65%로 심화했다. 신규 가입자 수 또한 40%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업체 관계자는 “업계 전체는 매출의 60~70%까지 줄어들 것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용률의 감소는 관리인력의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업계는 공유 PM 산업이 성장세를 보이는 와중에 규제가 늘어난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현재 국내 전동 킥보드 기기는 개인과 공유를 포함해 올해 기준 약 60만 대, 시장 규모는 총 3362억2000만 원으로 추산된다. 공유 킥보드만 놓고 보면 SPMA 회원사가 운영 중인 기기는 9만1028대로 수도권이 61.1%, 영남권이 19.8%, 호남권 9.9%, 충청권 9.2%의 분포를 보인다.
서울시가 내놓은 견인 조례에 대해서도 “전동킥보드의 특수성을 고려해 규정을 기계적으로 적용하기보다 구체적 사안에 따라 개별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견인업체의 무분별한 견인 집행으로 인해 PM 사업자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최근 불법 주·정차한 PM에 대해 4만 원의 견인료를 물리는 내용의 조례를 공포했다.
따라서 업계는 PM 산업에 맞는 규제 손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PMA는 개정안과 관련해 “PM 면허를 조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동기 면허는 킥보드 운행과 기술적으로 다르다는 것이 이유다.
또한, 헬멧 규제에 관해서도 자전거와 동일 수준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SPMA는 “지난해 말 공용 헬멧을 비치해본 결과 ⅔가량 분실됐고 나머지 절반은 심각하게 파손됐다”며 “업체마다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자체 캠페인을 통해 헬멧 착용의 필수성을 홍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발적으로 PM 산업을 규제하고 있는 만큼 별도 법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SPMA는 “퍼스널 모빌리티는 기존 이동수단에 포함되지 않는 신개념 교통수단으로, 기존 법률의 틀에서 규제하기보다 미래를 바라보는 육성책이 필요하다”며 “검증된 친환경 이동수단,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 미래 산업 진흥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국회 입법 과정에서 업계와 긴밀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회에서 발의한 PM 관련 법안은 두 건이다. 주요 내용은 △PM 노선 지정 △PM 통행제한 구간 지정 △PM 거치 구역·거치제한구역 지정 △PM 무단방치 금지 △PM 대여사업 등록 △PM 대여사업자 준수사항 제정 등이다.
업계를 대표해 참석한 윤종수 지바이크 대표는 “서비스 운영한 지 2년 만에 2400만 명이 어떤 형태로든 공유 킥보드를 탔다”며 “시민 생활에 많이 녹아든 만큼 규제의 관점보다는 진흥과 활성화의 관점으로 함께 노력하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