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분양 차익(분양가와 현재 매매 가격 간 차이)이 3.3㎡당 1000만 원 넘게 벌어졌다.
부동산 정보회사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3.3㎡당 평균 3738만 원이다. 올 상반기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평균 공급 가격은 3.3㎡ 기준 2637만 원. 매매 시장과 분양 시장이 현상 유지만 해도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은 3.3㎡당 1151만 원 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매매 시세를 웃돌았던 걸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지난해 말만 해도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과 분양가 차이는 3.3㎡당 891만 원이었지만 다섯 달 만에 200만 원 이상 벌어졌다.
매매가격과 분양가 차이가 이렇게 벌어진 건 분양가 상승을 억제하는 정부 정책 영향이다. 집값은 지속해서 올라가는데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고분양가 심사 제도(분양가가 HUG가 정한 상한을 넘으면 분양에 필요한 보증을 내주지 않는 제도) 등을 통해 분양가를 억누르고 있어서다. 정부는 분양가를 낮춰 주변 시세를 떨어뜨리려 하지만 아직은 싼값에 분양한 새 아파트값이 기존 아파트를 따라 올라가는 게 실상이다. 분양만 받으면 수억 원대 차익을 누릴 수 있는 '로또 분양' 논란이 끊이지 않는 건 이런 배경에서다.
분양가 통제 정책 영향은 가격대별 분양 물량에서도 읽을 수 있다. 지난해는 서울 아파트 분양 물량 중 62.1%(5526가구)가 분양가 9억 원 이하였지만 올해는 82.6%(1039가구)가 분양가 9억 원 이하에 나왔다. 지난해 서울에서 360가구가 공급됐던 분양가 15억 원 초과 아파트는 올해는 아직 한 가구도 분양 승인을 받지 못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매매가 대비 분양가 수준이 낮아지면서 청약열기는 쉽게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당첨만 되면 내 집 마련은 물론 시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지만, 물량이 한정돼 수혜자는 소수에 불과하다"며 "무조건 서울에서 아파트 당첨을 기다리기보다는 광역교통망 개선으로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는 3기 신도시 등 수도권의 분양물량에 눈을 돌리는 것도 내 집 마련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