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 개념 도입에 발맞춰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기업의 CSR 활동 범위도 대폭 넓혀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제프리 존스(Jeffrey Jones) 미래의 동반자재단 이사장은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2021 함께하는 기업 CSR 국제 콘퍼런스’에서 ‘ESG, 새로운 현실(ESG: THE 'New Reality)’이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을 진행하며 이같이 밝혔다.
존스 이사장은 CSR 활동이 ESG 경영 내 ‘S'(사회)와 밀접히 연관된다고 봤다. 그러나 기존 CSR이 지역사회 공헌이나 기부 등의 활동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면, ESG 내 사회 개념은 굉장히 광범위해졌다. 지역사회 활동을 비롯해 △직원들의 건강과 안전 △제품 안전성 △고용 다양성 등이 모두 이에 속한다.
존스 이사장은 “기업 내 CSR 담당 팀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전까지 신경 쓰지 않았던 분야도 CSR 개념 안에 들어온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임직원들의 근로 환경에 위험성이 있는지 지속해서 점검하고, 혹시나 하청업체나 원료 공급처가 ESG 경영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 적이 없는지도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존스 이사장은 국내 기업들이 특히 다양성 부문에서 약점을 갖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임직원의 70%를 여성이 차지할 정도로 여성친화 경영 기조를 유지 중인 글로벌 생활용품 기업 P&G를 예시로 들면서, “여성들도 임원 자리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당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라고 했다.
CSR의 활동 영역을 확장하는 것이 더는 '선택의 영역'이 아니라고도 언급했다. 지난 2~3년간 ESG 경영을 평가하기 위한 지표가 자리 잡으면서, CSR 활동을 비롯한 ESG 활동이 회사 가치평가에 결정적인 기준으로 작용하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이는 ESG를 주요 기준으로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사모펀드는 물론, 기업의 윤리성을 중요시하는 젊은 소비자들 역시 주요 감시자 역할을 자청하기 때문이다.
존스 이사장은 "새로운 세대는 ESG 경영 여부에 대해 기성세대보다 훨씬 예민하다"라며 "이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기업들에 대한 불매운동 등의 소비자 운동이 이전과는 비교도 하기 어려울 정도로 활성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을 이끄는 수장들이 ESG 경영과 광범위해진 CSR 개념에 대해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존스 이사장은 "경영자로선 CSR 활동이 당장 수익을 낼 수 없는 순전한 비용이라는 점에서 달갑지 않을 수 있다.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기업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ESG 경영 기조에서 뒤처지면 결국 회사 가치 하락이 오고, 이는 최종적인 매출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홍보뿐 아니라 직원·하청업체·주주·고객 등 회사의 여러 이해관계자를 상대로 한 장기적인 커뮤니케이션 계획을 짜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