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서울 강서구보건소 사회복지사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이 상황이 언제 끝이 날지 아직도 불투명하다.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가장 큰 변화는 비대면과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다른 사람과의 만남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나홀로족이 된 이들도 많고, 이제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보다는 혼자가 편하다는 나홀로족들도 생겨났다. 우리나라 1인 가구 수가 무려 900만 가구를 넘어섰고 혼밥, 혼술 등 나홀로 문화가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때 나홀로의 삶이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문제는 ‘나홀로 집에’의 케빈만 있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는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물리적 거리두기로 인한 ‘관계의 단절’을 경계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 주변에는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노인뿐만 아니라 청년, 중장년에 이르기까지 생계 유지, 이혼, 사별, 실업 등 저마다의 이유로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이 거의 없이 단절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고독생(孤獨生)’들이 많다. 관계의 단절은 사회적 고립, 고독생을 야기하는 시발점이다. 더 큰 문제는 관계의 단절로 인한 고립은 ‘외로움, 고독감, 우울감’으로 이어지고 결국에는 ‘극단적 선택’, ‘고독사(孤獨死)’라는 비극을 유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봄철은 자살사고가 많은 시기인지라 더더욱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다. “고립감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존감부터 시작해서 존재감을 무너뜨리고, 더 무서운 것은 누군가한테 도움을 요청하거나 손을 내미는 법을 잊어버리게 만든다.” 고독생을 살고 있는 한 청년의 말이다. “고립감, 외로움은 도움을 요청하는 법도 잊게 만든다”는 이 청년의 말에 우리는 귀 기울여야 한다. 관계의 단절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이들도 많아지고 있는 요즘, 극단적 선택을 예방하고 고독사를 막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관계의 확장, 공동의 삶을 살아가는 사회적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김현주 서울 강서구보건소 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