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료 산업, 3조 달러 규모. HCA는 2000개 병원 보유.
병원들 디지털 전환 과정서 기업 협업 늘어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은 국립병원 체인 HCA헬스케어와 환자 기록을 공유해 의료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HCA헬스케어는 미국 21개 주에 약 2000개의 병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계약에 따라 환자 디지털 기록과 인터넷으로 연결된 의료 기기 정보를 구글 데이터에 통합·저장할 예정이다.
양사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병원 운영 효율성을 개선하고 환자를 모니터링해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되는 알고리즘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WSJ는 이번 계약이 3조 달러로 성장한 의료 산업에 대형 기술기업이 진출한 최신 사례라고 짚었다.
최근 일선 병원들은 환자 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보유하던 정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문제를 겪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기술 대기업과 병원 간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는 모습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병원 시스템 업체 프로비던스와 환자 기록을 통한 암 질환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계약을 맺었다.
구글은 과거에도 헬스케어 업체 어센션과 환자 정보를 공유하는 계약을 맺고 검색 도구를 개발하려 한 적이 있다. ‘나이팅게일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개발은 구글이 환자의 이름과 생년월일, 약물 정보 등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연방 개인정보 보호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으며 논란을 일으켰다.
이를 의식한 듯 HCA헬스케어 측은 “구글은 이번 계약에 따라 환자 식별 정보를 사용할 수 없으며, 병원 시스템은 구글 데이터 연구진의 접근을 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 역시 “HCA의 동의를 얻어 필요할 경우 정보에 접근하겠지만, 우린 환자 정보 없이도 분석 도구를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현 연방법이 너무 오래돼 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고 있다고 지적한다. 마이클 멜로 스탠퍼드대 법의학 교수는 “법의 보호가 환자 정보와 관련한 기술적인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