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패션 1위 무신사, 홍대 오프라인 출격…차세대 SPA 자리 꿰찰까

스파오, 탑텐, H&M 등 패션 SPA 브랜드가 즐비한 홍대 상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패션플랫폼 공룡으로 성장한 무신사가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를 열고 처음으로 오프라인 진출에 나서면서다. MZ세대에게 특화된 무신사가 놀거리, 볼거리, 살 거리를 두루 갖춘 홍대 매장을 시작으로 차세대 SPA 리딩 브랜드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 지하1층부터 지상2층까지 관통하는 거대한 미디어 타워 (김혜지 기자 heyji@)

무신사는 자체상표(PB)인 ‘무신사 스탠다드’ 제품을 중심으로 한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를 열었다고 27일 밝혔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250평 규모 매장에는 무신사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인기 제품이 들어가 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타임리스’를 콘셉트 삼아 매장을 꾸몄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전체 층을 관통하는 거대한 미디어 타워는 BTS 뮤직비디오 아트디렉터로 이름을 알린 룸펜스의 미디어 아트 작품이다.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의 100평 규모 남성 전용 제품 코너 (김혜지 기자 heyji@)

백화점의 얼굴은 1층이라지만, 무신사의 얼굴은 지하 1층에 있다. 무신사의 ‘본산’이라 할 수 있는 남성 제품 전용공간으로 총 100평 규모다. 일명 ‘무신사룩’으로 불리는 슬랙스, 티셔츠부터 넥타이, 양말까지 즐비하다. 최근 29CM, 스타일쉐어 등을 인수하면서 여성복 강화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여성 제품은 2층에 있다. 모든 제품은 태그마다 QR코드가 박혀있어 휴대전화로 스캔만 하면 알아서 집까지 배송해준다.

무신사 홍대 매장의 가장 큰 특징은 철저히 MZ세대에 맞춰 설계했다는 점이다. 우선 저렴한 가격이다. 티셔츠 1만 원대, 슬랙스 2만~3만 원대 등 정장 한 벌을 10만 원대로 마련할 수 있다. 할인 이벤트를 활용해 할인가를 적용하면 더욱 ‘가성비’ 넘치는 쇼핑도 가능하다. 웬만한 SPA 브랜드들보다도 더 싼 셈이다.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도 좋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해 1100억 원 매출을 올리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그만큼 MZ세대들이 많이 찾는다는 뜻이다.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의 '라이브 피팅룸' (김혜지 기자 heyji@)

‘OOTD’(outfit of the day) 등 패션 매장을 방문해 새 옷을 입고 거울 셀카 놀이를 즐겨하는 MZ세대를 위해 무신사는 ‘피팅룸’도 놀이터처럼 만들었다. 각 피팅룸은 색온도 조절은 물론 밝기 조절을 할 수 있는 스위치가 설치됐다. 아예 ‘라이브 피팅’도 있다. 조명과 거치대가 설치돼 있어 스튜디오를 방불케 한다.

볼거리도 풍부하다. 매장 입구, 지하 1층 디스플레이 공간에서 아티스트와 협업한 비:싸이클(Be:cycle) 프로젝트를 통해 미디어 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기간에는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를 방문한 고객들에게 특별한 감성과 경험을 제공하고, 이후에는 아티스트의 창작물로 돌아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불필요한 폐기물 발생을 줄인다. 첫 프로젝트는 실험적인 소재로 자신만의 세계관을 표현하는 손상우 작가와 협업 작품으로 채워진다.

브랜드 경험 및 공간 경험을 대폭 강화한 무신사가 향후 탑텐, 스파오 등 SPA 브랜드와 벌일 경쟁도 벌써부터 관심거리다. 지난해 무신사 매출은 3319억 원으로 2018년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폭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로 이미 이랜드의 스파오(3300억 원)를 제쳤고 탑텐(4300억원)과도 매출 격차를 좁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