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최고참 위원 “도쿄올림픽, 스가 총리가 원해도 취소 못 한다”

입력 2021-05-2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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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파운드 위원, 일본 현지 주간지와 인터뷰
“올림픽 부정적 여론, 추가 위험 없다는 과학적 증거 무시하는 것”

▲한 남성이 11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쓴 채 도쿄 시내에 있는 도쿄올림픽 배너 앞을 지나가고 있다. 도쿄/AP뉴시스

오는 7월 23일 개막을 앞둔 도쿄올림픽에 대해 일본 내에서 취소하라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최고참 위원이 ‘도쿄올림픽’ 사수에 나섰다.

IOC 현역 위원 중 최고참인 딕 파운드(79) 위원은 27일 발매된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 인터뷰에서 “만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중지를 요청한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에 불과하다”며 “대회는 열린다”고 강조했다. 스가 총리가 일본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올림픽 취소를 요청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파운드 위원은 인터뷰에서 “내가 아는 한 일본 정부는 매우 협조적”이라면서 “올림픽 개최는 일본 정부와 보건당국, 그리고 올림픽 무브먼트(IOC 등의 활동)가 공유하고 있는 결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학적으로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이어 일본 내에서 올림픽 개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강한 것에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올림픽을 열어도) 추가 위험이 없다는 과학적인 증거가 있는데 왜 그걸 무시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무조건 (개최하는 것이) 싫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올림픽이 열리면 일본 국민도 반드시 성공을 반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본 아사히신문이 지난 15~16일 유권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올림픽을 취소(43%)하거나 재차 연기(40%)해야 한다는 의견이 83%나 달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IOC 최고참 위원의 입장 표명은 주최국 국민 정서를 완전히 무시한 처사로 해석돼 도쿄올림픽에 대한 일본 여론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IOC와 일본 정부가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속에서도 올림픽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돈’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IOC는 미국 NBC 방송과 2014~2032년까지 총 120억3000만 달러(약 13조4000억 원)의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중 도쿄올림픽 중계권료만 14억5000만 달러에 달한다. 올림픽이 취소될 경우 IOC가 이를 물어줘야 한다.

일본 정부 역시 올림픽 취소를 먼저 제안할 경우 IOC로부터 거액의 배상을 요구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올림픽을 취소할 권한은 개최 도시가 아닌 IOC에 있기 때문에 도쿄도와 일본올림픽위원회가 올림픽을 취소하는 경우 IOC가 일본 측에 대해 무한적인 배상을 요구할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스가 총리는 “올림픽 개최 결정권은 IOC에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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