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일부 위원을 중심으로 테이퍼링 시사해 시장 우려 고조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하원 세출위원회 소위 청문회에서 “현재 판단으로는 우리가 본 최근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것이지 고질적인 문제는 아니다”라면서 “인플레이션은 몇 달 더 지속해 연말까지 높은 수준을 보이다 이후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천문학적인 인프라 투자 등이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도 선을 그었다.
최근 시장의 화두는 ‘인플레이션’이다. 이달 12일 발표된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4.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9월 이후 13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라는 점에서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이에 대해 옐런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공급망 병목 현상 등에 따른 지출 변화로 가격이 변동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물가 상승세가 주춤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일부 품목의 공급난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천문학적인 인프라 투자 정책 등이 인플레이션을 일으킬 것이라는 관측에도 선을 그었다.
이는 이달 초 발언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옐런 장관은 이달 초 한 인터뷰에서 대규모 정부 지출을 언급하며 “이는 완만한 기준금리 인상을 야기할 수 있다”며 “경제가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를 다소 올려야 할 수 있다”고 언급해 옐런이 테이퍼링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며 시장의 혼란을 초래했다.
옐런의 이러한 발언 이후 인플레 우려를 진화하기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인사 발언이 이어졌다. 세실리아 루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14일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수급 불균형이 앞으로 몇 달 안에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이번 주 “바이든 대통령의 정부 지출 계획이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일시적”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전문가 의견은 여전히 분분하다. 특히 최근 일부 위원들을 중심으로 테이퍼링에 대한 연준의 기류는 미묘하게 변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과열과 여타 인플레이션 신호를 이유로 연준이 테이퍼링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카플란 총재는 “1년 전과 달리 지금 시점에서는 매월 1200억 달러어치의 자산 매입이 의도치 않은 결과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우리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약간의 억제와 절제가 이러한 과잉과 불균형을 완화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전날 “때가 오면 우리는 자산 매입 속도를 줄이는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보다 앞서 26일에는 랜드 퀼스 연준 부의장이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가 주최한 행사에서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강력한 흐름을 이어갈 경우 연준이 향후 테이퍼링에 대해 논의하는 게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