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앞세워 보고서 업데이트한 현대백화점ㆍ이마트ㆍGS리테일…학계 "경영과 실제적 연결 방안 찾아야"
유통가에 ESG(친환경ㆍ사회적 책임 경영ㆍ지배구조 개선) 경영 드라이브가 한창이다. 이 같은 경영 기조가 반영돼 현대백화점과 이마트, GS리테일 등이 공개한 '2020 사업년도 지배구조보고서'에는 관련 내용이 전년보다 집중적으로 다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주주 권리 보장 △이사회의 경영진에 대한 감독 △사외이사의 독립성 등을 핵심 원칙으로 삼고 작성된다. "기업 지배구조 핵심 정보를 투자자에게 공개해 경영 투명성을 높여 책임 투자를 활성화해 기업 가치를 높인다"는 게 보고서 작성 목적이다.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유가증권 상장법인이 의무 공시 대상에 포함된다. 올해 의무제출기업은 215개사였고, 전원 공시를 완료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 현대백화점은 보고서 제출과 함께 기타공개 첨부서류로 'ESG 리스크 관리 지침'을 공개했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경영 환경에서 비재무적 사항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글로벌 트렌드이자 필수 요건"이라며 "본 지침의 제정을 통해 임직원 전체가 ESG 관련 위험에 대응하고 체계적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이 문서를 통해 △환경경영 △사회책임경영 △지배구조와 관련한 자세한 지침을 설명했다. 환경경영과 관련해선 계획과 실행, 관리 및 보고 과정을, 사회책임경영과 관련해선 근로자 대우와 협력사ㆍ경쟁사와의 관계 설정, 소비자와 지역사회에 대한 가이드 라인을 구체적으로 설정했다. 지배구조 세부지침에선 주주와 이사회, 감사기구의 권한과 역할을 분명히 했다.
이마트는 큰 틀에서 지배구조 원칙을 유지하면서 기준을 새롭게 만들고 ESG 위원회를 통한 계획을 내놨다. 이마트는 지배구조 원칙 정책과 관련해 △사회적 책임 경영 △주주 중심 투명 경영 △이사회 중심 기업지배구조라는 기준을 세웠다.
특히 이마트는 4월 이사회 내 사회공헌위원회에서 변경된 ESG위원회를 사회 책임 경영의 전초기지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마트는 "ESG위원회 변경ㆍ신설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뿐 아니라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등 사업 전반에 걸친 전략을 점검하고 자문 역할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은 재무적 관점에서 이뤄졌던 리스크 관리를 비재무적 관점으로 확대했다. 비재무적 관점의 리스크 관리 키워드 역시 'ESG'다.
GS리테일은' 2020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서 내부 리스크 관리 및 통제와 관련해 "효율적인 계획 수립과 이행을 위해 재무적 사항과 비재무적 사항을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며 "재무적 사항과 관련해선 감사위원회가 주무 기관이 돼 업무를 수행하고 비재무적 사항과 관련해선 ESG 전반에 걸쳐 대표이사를 위원장으로 한 ESG 평가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고 설명했다.
'2019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서 "당사의 내부 리스크 관리 및 통제는 감사위원회가 주무 기관이 돼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과 대조된다.
ESG 평가추진위원회는 주요 사업부 담당 임원으로 구성돼 전사적 관점에서 비재무적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위원회는 환경(환경 경영ㆍ환경 성과)과 사회(근로자ㆍ협력사 및 경쟁사ㆍ소비자), 지배구조(주주 권리 보호, 이사회, 감사기구, 공시)에 대한 검토를 맡는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사회적 흐름에 따라 기업의 ESG 역량 부족은 소비자에게 '경쟁력 상실'로 여겨질 수 있고, 특히 소비자와 가까운 기업일수록 이러한 리스크는 더 커진다"며 "보고서를 통한 지침 개선이나 강화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업, 경영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