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상승에 물가채 강세, BEI 140bp대 중반 20일만 최고
단중기 영역, 금리인상 시점 및 인상기간, 최종 기준금리 등 주목 속 변동성 키울 듯
채권시장은 나흘연속 약세장을 지속했다(국고채 10년물 기준). 특히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2%대로 올라섰고, 이틀연속 2년7개월만 최고치를 이어갔다. 한국은행 기준금리(0.50%)와의 격차도 170bp를 돌파하면서 10년3개월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달 27일 끝난 5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여기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이르면 올 여름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검토하면서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했다. 외국인도 양대 국채선물시장에서 비교적 큰폭으로 순매도에 나섰다. 다만, 현물시장에서는 단기물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섰다.
5월 소비자물가가 전년동월대비 2.6% 상승해 9년1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인 탓에 물가채는 강했다. 이에 따라 국고채 10년 명목채와 물가채간 금리차이인 손익분기인플레이션(BEI)은 140bp대 중반으로 올라서며 20여일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기준금리 인상 시계가 빨라지면서 적정가격을 찾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외인이 단기물을 중심으로 채권현물을 매수하면서 커브 플랫에 대한 고민도 다시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당장 다음주 12일 한은 창립기념일이 다가온다는 점에서 이주열 총재 창립기념사부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장기물 금리 추가상승은 제한적이겠지만, 단중기물은 기준금리 인상 시기 등 변수에 변동성이 커질수 있다고 봤다. 당분간 약보합장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국고10년물은 1.6bp 오른 2.202%로 전날에 이어 2018년 11월22일(2.206%) 이후 최고치를 이어갔다. 국고30년물은 0.9bp 오른 2.289%를, 50년물은 0.8bp 올라 2.289%를 나타냈다. 반면, 국고10년 물가채는 3.5bp 하락한 0.740%에 거래를 마쳤다.
한은 기준금리와 국고채금리간 차이를 보면, 3년물과는 70.6bp를 기록했다. 10년물과는 170.2bp로 2011년 3월9일(188bp) 이래 최대치를 경신했다.
10-3년간 스프레드는 2.3bp 벌어진 99.6bp를 보였다. 지난달 31일 95.2bp로 한달만에 최저치를 보인 후 이틀연속 벌어진 것이다. BEI는 5.1bp 상승한 146.2bp로 지난달 14일(147.2bp)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현물시장에서 외국인은 통딱(통안2년 입찰물) 1100억원과, 잔존만기 2년반 정도 남은 국고3년 경과물 20-8 2500억원어치를 매수하는 등 총 7570억원 가량을 매수했다. 반면 매도규모는 708억원에 그쳤다.
미결제는 44만4118계약, 거래량은 14만1490계약이었다. 원월물 미결제 102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32회였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은 8248계약을 순매도해 나흘째 매도세를 지속했다. 반면, 금융투자는 9458계약을 순매수해 이틀연속 매수세를 보였다.
6월만기 10년 국채선물은 전일보다 2틱 떨어진 125.05를 기록했다. 이는 전날에 이어 2018년 11월22일(124.93) 이후 2년7개월만에 최저치를 지속한 것이다. 장중엔 124.85까지 떨어져 3월19일(124.60) 이래 가장 낮았다. 장중 고점은 125.14였다. 장중변동폭은 29틱으로 지난달 25일(26틱) 이후 최저치다.
미결제는 13만7244계약을, 거래량은 6만3694계약을 보였다. 원월물 미결제 8계약을 합한 합산 회전율은 0.46회였다.
매매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은 4371계약을 순매도했다. 반면 금융투자는 3060계약을 순매수해 사흘만에 매수세로 돌아섰다.
외국인 국채선물 누적순매수 포지션 추정치를 보면 3선은 17만3823계약으로 지난달 20일(15만9756계약) 이래 가장 적었다. 10선은 3만9669계약으로 전월 3일(3만9532계약)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현선물 이론가의 경우 3선은 저평 5틱을, 10선은 고평 6틱을 각각 기록했다. 3선과 10선간 스프레드 거래는 전혀 없었다. 3선과 10선간 롤오버는 3선에서만 금융투자가 4계약을, 개인이 6계약을 기록했다.
그는 또 “시장 상황으로 봐서는 커브가 다소 누울 것으로 보이나,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현물을 매수하면서 커브를 끌고 가는 상황이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며 “당분간은 약보합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커브에 대해서는 시장 고민이 좀더 이어질 것 같다”고 예측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딜러는 “금통위 이후 후폭풍에 적정가격 반영을 진행 중이다. 오늘은 등락을 반복했지만 외국인 선물매도는 지속됐다. 금리인상 시계가 빨라진 후 3년 선매출 종목 기준 1.25%에서 1.40% 밴드까지 상단을 열어둔 상황이다. 10년물 이상은 그나마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성을 보이며 2.20%에서 2.30% 움직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기물을 포함해 만기에 따라 인상을 얼마만큼 반영하느냐 게임으로 접어든 상황이다. 대외금리가 안정된 상황에서 국내 금리가 급등하고 있음에도 한은은 어느 정도 상승을 용인하는 듯 하다. 향후 한은의 코멘트가 중요할 듯 싶다. 일각에서는 다음주 한은 창립기념사부터 긴장하고 준비해야한다는 의견도 있다”며 “중장기 이상 영역은 금리 상승에 어느정도 한계가 있겠지만 중단기 영역은 기준금리 인상 시작과 인상 기간, 최종기준금리(terminal rate) 등 전망에 따라 변동성 확대를 감안해야 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