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실에서 독립한 해리 왕자 부부가 미국에서 둘째 아이를 낳았다고 6일(현지시간) CNN이 보도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성명을 통해 “릴리는 6월 4일 오전 11시 40분 샌타바버라 카티지 병원에서 태어났다”면서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하고 잘 있으며, 집에서 적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릴리의 사진은 공개되지 않았다. 해리 왕자 부부는 3.49㎏의 몸무게로 세상에 나온 아이의 이름을 ‘릴리베트 다이애나’로 지었다.
릴리베트는 증조할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어린 시절 애칭에서 따왔고, 중간 이름은 해리 왕자의 어머니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기리기 위에서 따왔다.
해리 왕자 부부는 “릴리는 우리가 여태 상상했던 것 이상이었다”며 “전 세계에서 보내준 사랑과 기도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지난 2018년 5월 결혼식을 올린 해리 왕자와 마클은 이듬해 5월 첫째 아들 아치 해리슨을 낳았다.
릴리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11번째 증손자로 영국 왕위 계승 서열은 8위다. 해리 왕자의 아버지 찰스 왕세자가 1순위이고, 윌리엄 왕세손이 2순위이다. 윌리엄 왕세손의 세 자녀인 조지, 샬럿, 루이스가 뒤를 잇는다. 해리 왕자는 6위, 릴리의 오빠인 아치가 7위다.
릴리는 미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영국과 미국 이중국적을 갖게 됐다. 영국 BBC는 “릴리는 해외에서 태어나 미국 대통령이 될 자격도 가지면서 영국 왕실 계승 자격도 있다”고 풀이했다.
버킹엄 궁도 성명을 내고 릴리 출산 소식을 축하했고, 케임브리지 공작(윌리엄 왕세손)과 케임브리지 공작부인(케이트 미들턴)도 “우리 모두 아기 릴리의 탄생에 기뻐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 “서식스 공작과 공작부인의 딸 출산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글을 올렸다.
해리 왕자와 메건은 왕실과 갈등을 겪다가 지난해 1월 왕실에서 역할을 내려놓고, 재정적인 지원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로 이주했다. 지난 3월에는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가 진행한 미국 CBS 방송에 출연해 왕실의 인종 차별 의혹을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들 부부는 자선단체 ‘아치웰’을 설립해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