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투표율에 이준석이냐 중진이냐 갈려
전문가 "이준석에게 향했다는 게 합리적"
10일까지 투표 후 11일 오전 결과 발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역대 최고급 흥행에 이어 투표율도 새역사를 기록 중이다. 상대적으로 중·노년층이 당원 다수를 차지함에도 모바일 투표율이 36%를 넘겼고 최종 투표율은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이에 정치권에선 이준석 후보의 돌풍이 당원 투표까지 이어졌다는 의견과 나경원·주호영·홍문표·조경태 후보 등 중진들을 향한 조직표가 몰렸다는 의견이 갈렸다.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부터 시작된 대의원, 책임당원, 일반 당원 등 32만 8000명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대상 모바일 투표에서 8일 오후 5시 기준(마감) 투표율은 36.16%(전날 합산)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첫날 투표율은 25.83%이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번 돌풍이 다양한 세대의 관심을 끌면서 당원들의 열정도 뜨거워진 것 같다”며 “특히 모바일로만 진행되고 있는 투표에서 당 구성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어르신들이 투표를 한 점을 봐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높은 투표율에 국민의힘 안팎에선 이준석 후보의 돌풍이 투표까지 이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렇게 (투표율이) 많이 올라온 거는 아무래도 투표를 원래 안 하던 사람들이 투표했다는 얘기"라며 "이준석의 바람 탓"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니깐 이 후보에게 유리한 것"이라며 "바람이 세게 불 것 같다"고 말했다.
중진 후보들을 향한 바닥 당심이 작용했다는 반대 의견도 나왔다. 이 후보의 돌풍을 막기 위한 표심이 대거 쏠렸다는 설명이다. 한 중진 의원은 "당원들이 도리어 조심하는 것 같다"며 "이 후보의 돌풍을 당원들이 어떻게 받아야 하나 고민하는 모양"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당원들이 (이 후보 쪽에) 반대 의견을 내면 이준석이 어렵다"며 "반란할 거냐 받아들일 거냐 그게 당원들 고민"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도 "높은 투표율이 이 후보에게 유리할 수도 있지만, '샤이 나경원'이나 '샤이 주호영'이 대거 투표했다는 말도 있다"며 "이 후보에게 꼭 유리하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투표함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면서도 "투표율이 올라간 이유에 70%는 새로운 바람이 부는 것이고 30%는 이준석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는 중진 지지층도 있지 않겠냐"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진도 표가 지금 거의 양쪽으로 나뉘는데 설사 응집을 해도 효과가 없다"며 "투표율이 높은 건 대체로 이 후보에게 향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차기 당 대표 선거를 위한 당원 투표는 10일까지 나흘간 진행된다. 모바일 투표를 하지 않은 선거인단은 9일부터 이틀간 ARS 투표 전화를 받게 된다. 이날부턴 국민 여론조사도 진행한다. 이번 당 지도부 선출은 선거인단 70%, 국민 여론조사 30% 비율이 적용되며 투표 결과는 11일 오전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