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은 전날 1900억 원 수준의 풍력 기자재 수주 소식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8일 종가는 -20.78%(-6650원) 급락한 2만5350원을 기록했다. 대조적으로 이날 두산2우B의 종가는 3만3000원으로 전일 대비 29.73%(3만3000원) 급등했다.
두산중공업은 대표적인 소형모듈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 테마주로 지난달 21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원자력발전 시업에 함께 진출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지난 7일까지 2주 만에 153.96%(1만9400원)가 올랐다. 두산중공업의 시가총액 역시 7일 기준 13조5194억 원으로 2주 전인 지난달 18일 대비 153.96%(8조1961억 원) 급증했다.
거침없이 올라가던 두산중공업의 날개가 꺾인 날, 공매도 거래 역시 급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일 두산중공업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105억8545만 원(업틱룰 예외)으로 지난달 10일과 비교했을 때 무려 577만1687.56%(105억8527만 원) 치솟았다. 공매도 거래량 역시 8일 기준 37만7611주로 지난달 10일 대비 269만7121.42%(37만7597주) 급증했다.
두산중공업의 공매도 투자자가 늘어난 건 SMR을 실제로 개발하기까지 장기간이 필요한데 한미 정상회담 발표로 기대가 지나치게 몰렸다는 계산이 밑바탕에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선 투자자가 원자력 개발이 장기간 소요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MR이 상용화되는 시기는 빨라야 2025년 이후”라며 “한국은 2028년 인허가 심사를 목표로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원자력 발전 프로젝트는 길고 복잡하며 사용 후 핵연료 문제도 단점으로 꼽힌다”며 “이러한 이유로 원자력 관련주의 주가는 실적 전망치 대신 밸류에이션부터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반대로 두산중공업의 우선주 두산2우B는 여전히 급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 우선주 종목은 공매도 거래가 막혀 있는데 두산중공업의 심한 변동 폭을 의식한 투자자가 이동하고 있기 때문으로 예상된다.
두산2우B는 9일 오전 11시 3분 현재 전일 대비 29.86%(4만3000원) 오른 18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두산2우B는 지난 8일과 7일에도 각각 29.73%, 29.67%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