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로] 상생형 지역일자리의 지속가능성

입력 2021-06-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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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록 광주전남연구원 융복합산업연구실장

상생형 지역일자리는 근로자, 기업, 지역주민, 지자체 등 지역의 경제주체들이 근로여건, 투자계획, 생산성 향상 등에 대한 각자의 역할과 책임을 담은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여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상생협력을 통해 발굴한 새로운 경쟁력 요소에 기초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신규 투자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업이다.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로서, 2019년 1월 광주형 일자리 투자협약 체결 이후 경남 밀양, 대구, 경북 구미, 강원 횡성, 전북 군산, 부산, 전남 등 총 8개 지역에서 상생협약이 체결되었다. 작년 6월 제1호 상생형 지역일자리로 선정된 광주형 일자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강원 횡성형, 경남 밀양형, 전북 군산형, 부산형 일자리 등 5개가 선정되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협약 체결 8개 지역에서 1만2천 명의 직접고용과 51.1조 원의 투자가 기대되며, 광주는 노사 간 상생, 강원 횡성은 중소기업 간 상생, 경남 밀양은 지역민 상생, 전북 군산은 기업 간 상생, 부산은 중소기업 간 상생 등 각 지역별로 일자리 모델이 특화되어 있다.

특히 광주형 일자리는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23년 만에 국내에 완성차 공장을 신설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모델이다. 광주광역시, 현대차, 지역기업 등이 주주로 참여한 합작법인인 광주글로벌모터스를 설립하여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연 10만 대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횡성형 일자리는 7개 중소기업이 자동차 생산 조합을 결성하고 협업을 통해 초소형 전기차 공장을 신설하여 전기차 생산과 판매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다. 밀양형 일자리는 26개 뿌리기업이 지역주민 수용성 확보 등을 통해 스마트 뿌리산단을 조성한다. 군산형 일자리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중단,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인한 지역경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중소·중견기업 중심의 전기차 클러스터를 조성한다. 부산형 일자리는 참여기업이 전기차 구동유닛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협력업체와의 협약을 통해 전기차 핵심부품 생산 클러스터를 조성하여 일자리를 창출한다.

이러한 상생형 지역일자리의 선정과 지원을 위한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상생형 지역일자리에 대한 정부지원 근거를 담은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개정안이 시행되기에 이르렀다.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제11조는 지역산업 육성 및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 촉진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작년 2월 제11조의2를 신설하여 ‘국가는 지역의 투자를 촉진하고 지역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하여 상생형 지역일자리 사업을 선정하여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한 바 있다. 국가균형발전 특별법 시행령 제15조의2부터 제15조의10에 위임하고, 상생형지역일자리의 선정 기준 및 절차 등에 관한 고시를 통해 지원하는 구조를 띠고 있다.

그럼에도 상생형 지역일자리의 성공적 정착과 지속적 확산을 위해서는 별도의 특별법 제정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용어의 정의, 다른 법률과의 관계, 국가의 책무, 지원계획 수립, 예비타당성조사 등에 관한 특례, 기금 설치 등의 조항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상생형 지역일자리를 지원하는 계획을 수립하여 사업의 안정화를 도모하고, 생산품 및 서비스에 대한 소비 촉진과 판로 개척뿐만 아니라 대상 업종의 연관산업 파급을 위해 교육과 국제협력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상생형 지역일자리의 활성화와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마련함으로써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선정 이후의 행정적, 재정적 지원사항을 구체화해야 한다. 참여기업과 근로자에 대한 입지·투자·세제 특례와 근로복지·정주환경 개선 등 종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법 제정을 위해서는 부산, 광주, 군산, 밀양, 횡성 등 선정된 지역을 중심으로 연대하고 협력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지역경제의 고용창출력이 점차 약화되고 지역의 일자리 여건이 구조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 속에서 상생형 지역일자리는 지역경제 활력 회복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지역 노·사·민·정이 함께 협력하여 지속가능한 일자리 모델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만큼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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