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미국 비난하며 정의용에 '한중 정치적 공감대 강조’

입력 2021-06-1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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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터키 앙카라에서 메블루트 카부소글루 터키 외무장관과 회의를 하고 있다. 앙카라/AP뉴시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미국이 집단 대결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중국과 한국이 올바른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정상회담이후 한미관계가 훈풍을 타고 있고, 미국이 G7 회의를 계기로 중국을 본격적으로 압박할 움직임을 보이자 견제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왕이 외교부장은 9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내년이 한중 수교 30주년으로 양국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좋은 분위기와 필요한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냉전적 사고로 가득 차 집단 대결을 부추기고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아 중국은 강력히 반대한다"고 했다.

왕이 부장은 이어 "중국과 한국은 우호적인 이웃이자 전략적 동반자로서 올바른 입장을 견지하고 정치적 공감대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했다.

왕이 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체제와 '패스트트랙'을 지속해 역외 유입을 막고 필요한 인원의 왕래를 보장해야 한다면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 가속, 첨단기술과 신산업의 협력 강화, 양국 간 차원 높은 융합 발전 등을 해야한다"고도 언급했다.

또, 최근 미국의 반도체 등 공급망 강화 전략을 의식한 듯 한국과 첨단 기술 협력 강화 의사를 내비쳤고 미국이 대북 민생 제재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중국 외교부는 한중 외교 장관의 통화 내용을 이같이 소개하면서 왕이 외교부장이 한중 관계가 전반적으로 순탄하게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양국이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서 적시에 소통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외교부는 타이완 문제와 관련해 정의용 장관이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며, 양안 관계 즉 타이완 문제의 민감성을 충분히 인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중국과 정치적 상호 신뢰를 심화하고 분야별 협력을 강화해 한중 관계에 더 많은 동력 불어넣길 바란다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와 더불어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서 중요한 건설적 역할을 하기 바란다는 입장도 전달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이에 대해 왕이 부장은 "중국은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정세 완화를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안 중 가역 조항을 가동해 북한 민생 영역의 제재를 완화하며 미국이 실제적인 행동으로 북미 싱가포르 공동 성명을 실천하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관해서는 양국 외교부의 입장차가 감지됐다. 중국 외교부 발표에는 이번 통화와 관련해 한국 외교부의 설명과 달리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방한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 반면 한국 외교부는 한중 외교장관이 1시간 가까이 이뤄진 통화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시진핑 주석의 조기 방한을 위해 계속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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