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도 코로나 종식 목표로 10억 회분 기부 입장
중국 공격적 백신외교 의식한 행보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화이자 백신 5억 회분을 구입해 내년까지 92개 저소득 국가에 공급한다.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를 통해 기부하며 올해 2억 회분, 나머지는 내년까지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10일 영국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참석 전 해당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도 동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백신 기부를 위해 모더나와도 구입을 논의 중이다. 정확한 수량은 불확실하지만, CNBC방송은 화이자와 같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사용하지 않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6000만 회분과 화이자·모더나·얀센 백신 2000만 회분 등 모두 8000만 회분의 백신을 다른 국가에 제공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 발표한 백신 기부의 6배가 넘는 규모를 더 내놓기로 한 것이다.
미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1만 명대로 떨어지는 등 상황이 통제된 데다가 백신외교에 적극적인 중국을 의식한 행보라는 평가다.
중국은 지난달 아프리카 약 40개 국가에 백신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표명했다. 아프리카 말고도 남미, 동남아시아의 개발도상국들에 자국산 백신을 제공하면서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2년 만에 마주하는 G7 회원국들도 미국에 보조를 맞춰 백신 기부를 선언할 예정이다. 블룸버그통신이 확보한 공동선언문 초안에 따르면 G7 국가들은 내년까지 전 세계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10억 회분의 백신을 공급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전 세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여전히 6%에 못 미친다. 백신 접종률이 전체 인구의 절반을 넘어선 국가는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 소수에 그친다. 특히 세계 인구의 17%를 차지하는 아프리카는 접종률이 1%에 불과해 코로나19 재확산의 또 다른 진원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