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탄소중립 2050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을 수입하던 국가들이 쓰레기 수입 중단을 선언하면서 선진국들의 쓰레기가 갈 곳을 잃고 있다.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이 동남아시아와 중국, 터키 등에 떠넘기던 ‘쓰레기 폭탄 돌리기’가 더는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쓰레기 감축과 재활용 등 근본적인 해법 모색이 필요한 때다.
한때 전 세계 쓰레기의 절반 이상을 수입하며 ‘세계의 쓰레기 처리장’으로 여겨지던 중국은 2018년 폐플라스틱 등 폐기물 수입을 금지했다. 올해부터는 모든 고체 폐기물의 수입을 금지했다.
터키 정부도 지난달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터키는 중국이 수입을 금지한 이후 유럽으로부터 수입량이 증가해왔다. 지난해 유럽에서 터키로 보내진 쓰레기는 하루에 화물차 241대 규모로 2016년보다 20배 늘었다.
선진국들이 갈 곳 잃은 각종 쓰레기를 동남아 국가들에 몰래 수출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4월 불법 반입된 플라스틱 쓰레기가 담긴 컨테이너 300여 개를 반송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지난해 말 유해 폐기물이 섞인 쓰레기 컨테이너 79개를 미국과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4개 선진국에 돌려보냈다. 우리나라도 2018년 필리핀에 재활용과 거리가 먼 생활 폐기물을 불법 수출해 국제적 망신을 산 바 있다.
재활용이 가능한 폐기물은 국제적으로 수출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유해 폐기물의 국가 간 이동은 1992년 발효된 ‘바젤협약’에 따라 제한된다. 2019년에는 규제 대상에 폐플라스틱이 추가됐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때다. 올해 초 발표된 국회입법조사처의 ‘일회용 포장재 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보증금제도 도입 방안’ 보고서는 플라스틱 문제는 일회용 포장재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부터 2015년까지 66년 동안 전 세계에서 버려진 플라스틱양은 63억t에 달하며 이중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가 47%를 차지한다.
최근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 사용하기, 일회용 빨대 반환 운동, 포장 용기를 가져가는 ‘용기내’ 등은 쓰레기 발생을 줄이는 긍정적인 움직임이다.
재활용도 활성화돼야 한다. BBC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3억8000만t 이상의 플라스틱이 생산되는데, 폐플라스틱의 16%만이 재활용되며 40%는 매립, 25%는 소각, 19%는 버려진다.
이에 페트병을 비롯한 플라스틱 용기에도 빈 용기 보증금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해외에서 나온다. 현재 국내에서는 소주병, 맥주병, 청량음료병 등 유리 용기 일부에만 적용되고 있다.
신기술 개발도 해법이다. 영국의 무라테크놀로지는 최근 초임계 증기를 사용하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을 개발해 모든 형태의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세계 최초의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공장은 2022년 가동될 예정이며 연간 8만t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처리하게 된다.
스티브 마혼 무라 최고경영자(CEO)는 “플라스틱 폐기물 및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신기술이자 동시에 낭비되고 있는 자원을 재활용할 소중한 기회”라며 “전 세계에 걸쳐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