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바람에 기로 선 운동권 86그룹...공정 앞세운 2030 게임체인지 부상
세대교체 바람은 이미 시작됐다. 이 대표는 MZ(밀레니얼+Z)세대다. 사법 행정부 경험은 물론 금배지 한번 단적 없는 0선이다. 30대가 제1야당 대표가 된 것은 우리 정치사에서 유례가 없는 사건이다. 0선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당선에 못지않은 정치혁명이다. 세대교체로 신물나는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의 요구다. 지난 20여년 우리 정치를 주도해온 건 운동권 86세대였다. 현재도 주축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송영길 대표와 이인영 통일부 장관,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우상호 전 서울시장 후보 등이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는 32살, 송 대표와는 22살 차이다. 세대교체는 정치권 물갈이의 동의어라는 점에서 도덕성 우위라는 자산을 잃고 기득권층화 된 86세대는 기로에 서게 됐다. 조국사태를 겪으며 불공정과 내로남불의 표적이 된 만큼 향후 입지는 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시대교체는 또 다른 화두다. 2030세대가 정치권의 게임체인저로 등장했다. 공정과 정의는 그들을 묶는 상징적 화두다. 진보와 보수 이념과는 다른 그들만의 이념이다. 정치 방관자였던 그들을 정치 주체로 부른 건 사회의 불공정과 부정의에 대한 분노였다. 공정과 경쟁, 공감을 내세운 이준석 대표에게 열광한 이유다. 50대 이상이 좌지우지했던 총선과 대선은 이제 2030세대의 선택에 달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4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압도적인 표를 몰아준 건 그 서막이었다.
정치문화의 급변도 불가피해졌다. 정치문화의 요체는 리더십이다. 지난 수십년간 우리 정치를 지배해온 건 장유유서와 위계질서를 앞세운 수직적 리더십이었다. 청와대 한마디에 의원들은 거수기로 전락했다. 당명에 반기를 들면 공천을 받을 수 없었다. 정치생명을 건 도박이었다. 당론이 지배하는 구태정치다. 그러니 여야 협상이 될리 만무하다. 대결정치는 수직적 리더십의 산물이었다. 이 대표 당선으로 이런 구태는 더 이상 발 붙이기 어렵게 됐다. 당선 자체가 장유유서 문화의 붕괴를 의미한다. 백팩에 따릉이 출근은 여의도 문법을 뒤집겠다는 강력한 개혁의지의 표현이다. 이 대표가 예고한 토론배틀을 통한 대변인단 인선은 대표의 낙점으로 끝인 기존 인사에도 변화를 예고한다. 상명하달이 아닌 소통과 공감을 통한 수평적 리더십이 대세로 자리잡을 날이 머지 않았다.
대선판도 예외일 수 없다. 0선 이준석은 조직이 없다. 그의 무기는 소신과 패기, 소통이다. 그런 그의 당선은 내년 대선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돈과 조직 선거가 통하지 않을 수 있다. 시대 화두를 선점하고 국민과 진정성있는 소통을 하는 사람이 절대 유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정치 불신은 하늘을 찌른다. 정치 경력이 그다지 강점으로 작용하지 않을수도 있다. 현재 여야 대선주자 지지도 1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도 0선이다.
물론 이준석 대표의 성공은 담보할 수 없다. 정치 경험부족으로 시행착오를 거듭하다 실패할수도 있다. 설령 그런 상황이 온다해도 정치권에 부는 변화의 바람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정치혁명은 이미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