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FDA 국장 "감염 2주마다 2배 늘어"
전 세계 74개국서 델타 변이 확인
화이자·AZ 백신, 입원율 90% 이상 낮춰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힘입어 정상화 채비에 나섰던 미국과 영국이 델타 변이(인도발 변이) 바이러스(B.1.617.2)의 빠른 확산으로 긴장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날 오는 21일로 예정됐던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시점을 7월 19일로 한 달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성인 인구의 80% 가까이가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영국은 백신 접종 확대로 방역 규제를 풀었다가 델타 변이 확산으로 연일 7000명대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비상이 걸렸다.
스콧 고틀리브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전날 CBS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미국에서 델타 변이가 전체 코로나19 감염자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델타 변이 감염이) 2주마다 두 배로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델타 변이는 최근 확산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전 세계 74개국에서 확인되고 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력은 기존 바이러스 대비 40~80%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델타 변이가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 속에서 ‘백신만이 살길’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백신의 종류에 따라 예방 효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새로운 대유행을 막아내기에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관련 연구 결과도 고무적이다.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은 이날 지난 4월 델타 변이 감염환자 1만40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2회 접종한 사람이 감염될 시 입원율이 각각 96%, 92% 감소했다고 밝혔다. PHE의 예방접종 책임자인 메리 램지는 “백신은 코로나19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도구”라며 “기존 바이러스와 새로운 변이로부터 최대한 보호받기 위해선 백신 2회분을 최대한 빨리 접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제약사 노바백스 백신도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90% 예방 효과를 입증하고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이날 노바백스는 미국과 멕시코에서 약 3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3상에서 90.4%의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백신의 중증 감염 예방률은 100%로 분석됐고, 주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률은 93%로 파악됐다.
노바백스 백신은 생산이나 보관 측면에서 다른 백신에 비해서 장점이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더나와 화이자의 RNA 백신은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유전물질로 만들어 제조가 까다롭지만, 노바백스 백신의 단백질은 세포 배양으로 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바백스 백신은 영하 20~70도에서 냉동 보관해야 하는 RNA 백신과 달리 일반 냉장고 온도에서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이에 의료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저소득 국가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회사는 3분기 안으로 FDA 등 각국의 규제기관이 요구하는 사항을 완수하고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