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의 웹툰·웹 소설 경쟁이 국내를 넘어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현재 한국과 일본 웹툰 시장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최근 동남아· 북미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자존심 싸움까지 확대하고 있다.
실제 지난주 네이버와 카카오는 서로가 동남아 웹툰 시장 1위라고 발표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카카오가 카카오웹툰 출시 직후 태국과 대만에서 웹툰 1위에 올랐다고 발표하자 네이버가 매출과 이용자 수를 바탕으로 네이버웹툰이 1위라고 반박하고 나선 것이다.
◇네이버 웹툰·웹 소설 플랫폼 = 네이버는 캐나다 웹 소설 플랫폼인 ‘왓패드’를 약 6714억 원에 인수하며 글로벌 웹 소설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왓패드는 매월 9000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찾는 소셜 스토리텔링 플랫폼이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글로벌 콘텐츠 비즈니스를 안정적이고 효과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네이버는 세계 시장에서 웹툰 서비스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3월 한국 웹툰을 번역해 190개국 300만 명 이상에게 서비스하는 글로벌 웹툰 플랫폼 ‘태피툰’의 운영사 콘텐츠퍼스트에 334억 원을 투자했다. 일본에서는 웹툰 플랫폼 ‘라인망가’의 사용성 개선을 통해 이용자 경험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동남아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거세다. 네이버웹툰은 인도네시아와 태국, 대만에서 MAU가 1200만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인도네시아가 690만으로 가장 많으며 태국과 대만은 각각 350만, 150만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 구글플레이 만화 앱 기준으로는 3개 국가에서 모두 사용자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도 네이버웹툰은 현재 10개 언어로 100개국 이상에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아마추어의 등단 문턱도 낮췄다. 웹툰 플랫폼은 아마추어 플랫폼 ‘도전만화’를 통해 누구나 작품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여기에서 작품성과 인기를 인정받으면 정식 연재 작가가 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수많은 웹툰 창작자들이 이를 통해 등단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이 같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아마추어 플랫폼 ‘CANVAS’를 구축해 누구나 작품을 선보이고 정식 연재까지 이어지도록 하고 있다.
◇카카오엔터 중심 웹툰 사업 전개 = 카카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웹툰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글로벌 웹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웹툰을 결합한 ‘카카오웹툰’을 준비하고 있다.
카카오는 글로벌 웹툰·웹 소설 서비스를 위해 북미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 소설 플랫폼인 래디쉬 인수를 결정했다. 이를 통해 카카오는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진출의 첫 단추를 끼우겠다는 포부다. 타파스는 2012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북미 최초의 웹툰 플랫폼이다. 카카오엔터는 타파스를 지난해 11월 해외 관계사로 편입했고, 최근 지분 100%를 확보했다. 인수 가격은 5억1000만 달러(6000억 원)에 달한다. 래디쉬는 2016년 미국 뉴욕에서 설립된 모바일 특화형 영문 소설 콘텐츠 플랫폼이다. 자체 IP 위주 사업으로 지난해 연 매출이 10배 이상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왔다. 무료 연재 위주로 운영되는 타 플랫폼 대비, 래디쉬는 전체 매출 90%가 자체 오리지널 IP에서 나올 만큼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는 일본 웹툰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카카오재팬이 서비스하는 픽코마는 지난해 라인망가를 제치고 일본 플랫폼 1위를 달성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노하우를 발판삼아 웹툰·웹 소설 IP를 결합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한다는 목표다.
동남아 시장에서의 인기도 높다. 카카오웹툰은 태국과 대만에서 다운로드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하며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 7일 출시한 태국은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만화’ 분야 1위, 애플 앱스토어에서 ‘엔터테인먼트’ 분야 2위에 올랐다. 9일 론칭한 대만 역시 ‘만화’ 분야 1위와 함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넷플릭스 다음인 6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