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나영호 체제 '롯데온' 강화에 집중…M&A 가능성도 열어둬
롯데그룹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신세계-네이버 컨소시엄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당분간 시장에 나오기 힘든 대규모 매물을 놓친 롯데그룹이 향후 이커머스 전략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시장의 시선이 쏠린다.
롯데는 새로운 롯데온 대표를 필두로 그룹 통합몰인 롯데온의 전반적인 재설계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경쟁사인 신세계그룹에 밀렸다. 써낸 인수 가격이 신세계-네이버 연합군과 비교해 수천억 원가량 적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인수 실패는 어느 정도 예상된 수순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롯데그룹 내부에서 매각 대금 산정과 관련해 줄곧 보수적인 가치 평가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무조건적인 베팅이 아니라 자금 출혈 최소화를 도모했다는 점에서 롯데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의지는 신세계만큼 강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업계에선 힘을 얻는다.
16일 롯데그룹 관계자는 "인수 검토 과정에서 기대보다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우세했다"며 "인수 이후 추가 비용 소요도 예상돼 보수적인 관점에서 인수 적정 금액을 산정했다"고 말했다.
인수가 무산된 가운데 롯데그룹은 우선 '나영호 대표 체제'로 새롭게 출범한 그룹 통합 온라인 플랫폼인 롯데온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4월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본부 대표로 이베이코리아 출신 나영호 대표를 영입해 반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에서 스마일페이 등 주요 사업을 총괄해 온 나 대표는 롯데온에 부족한 '이커머스 DNA'를 이식할 적임자로 평가된다.
특히 지난달 열린 1주년 기념 행사 '온세상 새로고침'이 성황리에 마무리되며 내부적으로 "부진 탈출의 희망을 봤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구체적으로 행사 첫날 매출은 전년 대비 6배 이상 올랐고, 방문 고객 수도 평시 대비 5배 이상 많았다. 뿐만 아니라 구매 고객 수도 전년 대비 7배 많았으며, 구매 고객 중 첫 구매 고객 비율이 15%에 달하며 신규 고객 유치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롯데온은 이외에도 롯데면세점과 함께 100억 원 규모 명품 세일 행사를 진행하고, 대표 행사인 '퍼스트먼데이'를 강화하는 등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또 롯데그룹은 또다른 인수합병(M&A)을 통한 이커머스 역량 강화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가치 창출 방안을 계속 모색할 것"이라며 "M&A를 비롯한 외부와의 협업도 계속 검토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