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플랫폼인 로블록스에서 구찌가 내놓은 디지털 전용 가방이 4000달러 이상의 가격에 판매돼 화제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을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친 말로 온라인상의 가상 세계를 의미한다.
17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로블록스에서 한정판으로 내놓은 '구찌 퀸 비 디오니소스' 가방이 35만 로벅스(로블록스에만 통용되는 화폐)에 팔렸다. 이는 약 4115달러(약 465만원)에 달하는 가격이다.
이 가방은 구찌와 로블록스의 협업으로 탄생한 아이템으로, 구찌의 시그니처인 여왕벌 문양이 크게 박혀 있다. 오직 가상세계에만 존재하며 현실세계에서 착용할 수도, 만질 수조차 없다.
당초 이 가상 아이템의 가격은 1.2~9달러 수준이었으나 이를 산 구매자들이 로블록스 앱스토어 내에서 재판매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이같은 가격은 구찌의 실제 디오니소스 가방(약 3400달러)의 값보다 더 비싼 값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메타버스 내 통용되는 화폐 '로벅스'는 당장 눈 앞에 보이는 현금으로 바꾸기는 어렵다. 때문에 현실세계에서처럼 리셀을 통한 명품 재테크는 이뤄지기 힘든 구조임에도 불구하고 명품 리셀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즉각적인 현금을 손에 쥘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가상현실 속에서 보이는 명품 리셀 움직임은 그만큼 명품 소유에 대한 젊은 세대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