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주식계좌가 급증했다는 건 그만큼 신규 증권계좌 가입자 수가 늘어난 걸 의미하는데 저금리 기조가 1년 넘게 장기화되며 은행 예ㆍ적금 이자율에 한계를 느낀 투자자의 관심이 증권시장으로 이동한 걸로 해석된다.
시장에선 “투자시장 활성화뿐만 아니라 자본시장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이 많이 변했다”는 의견도 있지만 무분별한 ‘빚투’(빚을 내 투자하는 행위)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18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15일 기준 주식거래활동계좌 수는 4815만6908개로 4월 1일보다 18.48%(751만2332개) 증가했다. 이로써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늘어난 주식거래활동계좌 수(612만2494개)를 6개월만에 뛰어넘었다. 2분기의 끝인 6월 말일까지 보름 정도 남은 상황에서 정확한 당분기 주식거래활동계좌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최근 자본시장의 관심이 전 연령층으로 확대된 결과”라며 “건전한 투자환경 확대가 자본시장의 발전으로 선순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시대에 투자열풍은 자본시장과 투자에 대한 국민 전체의 의식 변화로 볼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자본시장 입장에서 투자저변이 확대되고 투자자의 관심도가 높아지는 건 바람직한 현상이다”라며 “기존의 예ㆍ적금 중심의 자산운용 스타일이 저금리 상황으로 적극적인 투자로 변한 것으로 생각된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금리와 시장의 변화에 너무 둔감했던 국민 의식 전체가 깨어났다”며 “그동안 저금리였던 상황이 몇 번 있었지만 투자가 활성화되지 못했던 건 자본시장이 그만큼 역할을 못 했고 퍼포먼스가 안받쳐줬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주식거래활동계좌수가 급증했다는 건 그만큼 무분별한 ‘빚투’와 ‘영끌’이 늘어났다는 걸 반증하기도 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증권사 신용융자거래 잔고는 23조5759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신용융자거래 잔고는 개인들이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금액이다.가계대출 상황 역시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765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투자열풍으로 시장규모가 커진만큼 투자업계에 더 큰 책임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최근 HTSㆍMTS가 먹통이 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났다.금융감독원의 9일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증권사 전산장애 관련 민원은 254건으로 지난해 전체 기간동안 전체 민원 건수(193건)를 훨씬 웃돌았다. 사용자는 급격히 많아졌는데 관련 인프라 구축이 미흡했던 탓으로 해석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 규모가 커진만큼 건전한 투자환경 조성에 대한 투자업계의 책임감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