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매집 이후 가격 폭락해 손상차손 위기 발생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7700만 달러(약 872억 원) 규모의 추가 손상차손 위기에 처했다고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이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 자료를 통해 4억8900만 달러에 1만3005개의 비트코인을 추가로 사들였다고 밝혔다. 평균 단가는 3만7617달러다. 이로써 이 회사의 보유 비트코인은 10만5000개에 달하게 됐다.
문제는 이 회사가 비트코인을 사들이고 가격이 추가로 폭락하면서 추가 손상차손 가능성이 발생했다는 점이다. 회계규칙에 따르면 비트코인 보유 자산의 가치가 매입 당시 가격보다 크게 하락할 경우 이를 회계에 상각처리 할 수 있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이 장중 한때 3만1735달러까지 급락했던 점을 감안하면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상각처리 해야 하는 금액이 7700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추산했다.
이는 이 회사가 2018~2020년까지 벌어들인 순이익 규모(676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이미 이 회사는 다음 분기 실적에 2억8450만 달러 규모의 손상 차손을 반영해야 할 상황이었는데 이번 추가 비트코인 구입후 손상차손 규모가 더 늘어날 위기에 놓이게 됐다. 이로써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관련 손상차손 규모는 5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세일러는 대표적인 비트코인 옹호론자로 통한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여름 비트코인을 사들이기 시작해 비트코인 구매를 위해 최근 전환사채 발행과 증자 등을 통해 15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날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대규모 매집 소식에도 비트코인은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중국 당국이 비트코인 채굴업체 90%를 폐쇄 조치에 나선 가운데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까지 가세해 국내 은행과 중국 핀테크 기업이자 앤트그룹의 결제 플랫폼인 ‘알리페이’에 대해 가상화폐 거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지 말라고 지시한 영향이다.
한편,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주가는 비트코인 랠리와 함께 지난해 400% 올랐다. 그러나 회사 주가는 올해 2월 고점 대비 54% 하락했으며 이날 하루에만 9.7%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