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진출이 예정된 디즈니플러스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성공하려면 독점적인 로컬(Local)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단 분석이 나왔다.
이에 국내 OTT 업계는 디즈니플러스의 진출이 당장 위협이 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2일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컨설팅 업체 ‘미디어 파트너스 아시아(MPA)’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디즈니플러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이달 18일 발표했다. 30페이지 분량의 이 보고서는 디즈니플러스가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취하는 전략과 전망 등을 담고 있다.
올해 1분기 디즈니플러스의 글로벌 유료 가입자는 1억360만 명으로 이 중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369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MPA는 이달 태국, 말레이시아에서 디즈니플러스가 론칭되고, 4분기에 한국, 홍콩, 대만 등에서 서비스가 시작되면 올해 말 565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5650만 가입자 중 87%는 인도(73%)와 동남아시아(14%)가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디즈니플러스는 2019년 11월 미국, 캐나다, 네덜란드 등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뒤 전 세계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아시아 지역은 지난해 3월 인도, 6월 일본, 9월 인도네시아 이후 올해 싱가포르 등까지 진출했다. 앞서 디즈니플러스는 올해 한국 진출을 공식화했다. 외신들은 홍콩, 대만 등과 비슷한 시점인 올해 4분기 정도에 디즈니플러스가 한국에서 서비스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의 무기는 디즈니, 마블, 픽사 등 강력한 지식재산(IP)이다. 수년간 다수 시즌을 선보인 인기 IP를 뜻하는 프랜차이즈 IP로 충성 고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 같은 강점은 동시에 약점으로도 작용한다. 자사가 보유한 IP 위주로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지역별 콘텐츠에서는 상대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MPA는 보고서에서 이 같은 점을 언급하며 “디즈니플러스가 안고 있는 가장 큰 과제는 현지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디즈니플러스의 한계로 불리는 이 점 때문에 국내 OTT 업계는 디즈니플러스의 진출이 당장 위협이 되진 않을 것으로 진단한다. OTT 업계 관계자는 “2016년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을 초기에도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며 “‘킹덤’ 등 한국 콘텐츠에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국내에서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커졌듯, 디즈니플러스 역시 국내 콘텐츠에 대한 투자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꾸로 국내 OTT 업체들은 K-콘텐츠에 강점이 있는 OTT는 토종 업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달 CJ ENM 기자간담회에서 이명한 티빙 대표는 해외 OTT 사업자와 비교해 티빙만의 강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국내 OTT 시장에서 1위 사업자로 포지셔닝 하려면 ‘K-콘텐츠’ 맛집이라는 포지션 없이는 힘들 것”이라며 “저희는 한국 대중의 입맛에 맞는 제작 집단”이라고 밝혔다.
한편, 디즈니플러스는 국내 통신사들과 제휴 협상을 벌이며 한국 론칭을 구체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통신 3사 중 독자적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키우지 않는 LG유플러스가 유력한 파트너사로 꼽힌다. 디즈니플러스는 올해 1분기 상반기 싱가포르 진출 당시 싱가포르 2위 통신사와 손잡았고, 이달 30일 태국에서 서비스를 준비하면서도 현지 통신사와 제휴를 맺었다. MPA는 “대부분 지역에서 디즈니플러스는 통신 및 유료방송 사업자와 파트너십을 맺어 고객을 끌어들인다”며 “이를 통해 구독자 이탈을 막는 효과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