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1년 새 프린터 가격 20% 이상 올려
“가격 상승 장기화 전망”…스마트폰 부품 가격도 뛰어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에서 시작된 이번 대란은 컴퓨터와 주변 기기 등 전자 제품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으며, 스마트폰 등 기타 상품 가격까지 자극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박을 가중시키고 있다.
반도체 부족에 따른 비용 부담은 이미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낄 만큼 제품 가격에 전가되고 있다. 일부 노트북의 인기 모델은 최근 2개월 사이에 가격이 올랐으며, 소매점에서는 다른 전자 기기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미국 가격 정보 사이트 키파에 따르면 대만 에이수스의 게임 전용 노트북 가격은 이달 들어 900달러에서 950달러(약 107만 원)로 올랐다. 휴렛팩커드(HP)의 크롬북 노트북 가격은 이달 초 종전 220달러에서 250달러로 상승했다.
번스타인리서치는 HP가 최근 1년간 소비자용 PC 가격을 8%, 프린터 가격을 20% 각각 인상했다고 지적했다. 엔리케 로레스 HP 최고경영자(CEO)는 가격 인상에 대해 “부품 부족으로 인한 것”이라며, 비용 증가를 반영해 가격을 추가로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PC 업체들 역시 부품 비용 상승을 반영해 가격을 적절히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WSJ는 스마트폰을 포함한 다른 히트 상품도 가격 인상의 압박을 받을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무선 통신 회로에 특화한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의 혹 탄 CEO는 이달 콘퍼런스 콜에서 “비용 인플레이션을 목격하고 있다”며 “고객들도 현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일 포드 전자부품업협회(ECIA) 수석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공급망 전체에서 볼 수 있는 최근 비용 상승이 최종 소비자 가격 데이터에 아직 반영되지 않은 케이스가 있다”며 “또 종종 장기 계약으로 설정돼 있어 시장 요인에 의한 가격 조정이 늦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최근 소비자 제품 가격이 오르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재료 가격이 최근 들어 상승하고 있으며, 이것이 일시적 상황이 아니라는 견해가 퍼지고 있다”며 “가격 상승이 장기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