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모듈원전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기존 대형 원전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받아
주요 국가에서 탄소중립 달성이 화두가 되면서 소형모듈원전(SMR) 시장이 최대 620조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원자로 등을 하나의 용기에 담은 소규모 원전인 SMR은 출력 조절이 유연하고, 응용범위가 넓어 친환경적일 뿐만 아니라 기존 대형 원전보다 안전성이 높아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일찍이 SMR을 주목한 두산중공업은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회사와 협력을 강화한다.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글로벌 SMR 시장은 2030년경부터 본격적으로 상용화될 전망이다.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는 2035년 SMR 시장 규모가 최대 620조 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SMR 시장의 성장은 주요 국가들의 탄소 중립 정책 추진에 따른 결과다.
오염 물질을 대량으로 배출하는 화석 연료 에너지의 대체원으로 원자력이 적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SMR은 대형 원전보다 안전성, 경제성, 운용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라는 대안도 있다. 하지만 기후 영향을 많이 받는 재생에너지는 원자력과 달리 안정적인 전력 공급 측면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다.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도 SMR 시장을 키우고 있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차세대 원자로 기술과 SMR 개발에 7년간 32억 달러(약 3조6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중국은 경제 분야 국가 최고계획인 ‘제14차 5개년 계획’ 과제 중 하나로 해상부유식 SMR을 선정했다.
러시아는 이미 세계 최초로 해상 부유식 SMR을 상용화해 작년 5월부터 동시베리아 페벡시에 전력을 공급했다.
재생에너지발전 비중이 약 40%에 달하는 영국조차 SMR을 탄소중립의 핵심 수단으로 인식하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도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제9차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는 혁신형 SMR을 앞으로 8년 동안 4000억 원을 투자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은 다목적 소형원전인 ‘SMART’를 개발해 지난 2012년 표준설계인증까지 획득해놓고 10년째 상용화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SMR에 적합한 인허가 체계 미비, 정부의 정책지원 지연 등 때문이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탄소중립에 주어진 시간과 일조량, 풍량, 수자원 등 재생에너지 잠재량이 모두 부족한 우리나라 상황에서 SMR, 원전 활용을 확대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SMR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두산중공업의 움직임은 바빠지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SMR 시장 주도권을 차지하고자 2019년에 미국 원자력발전 전문회사인 뉴스케일과 손잡았다.
작년에는 미국 뉴스케일의 SMR 모델이 미국에서 설계인증을 받으면서 전 세계에 SMR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설계 인증으로 두산중공업은 미국 아이다호주에 추진 중인 프로젝트에 핵심 기기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총 720MW(메가와트)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2023년 건설에 착수해 2029년 상업 운전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내년부터 주기기 등을 본격적으로 수주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뉴스케일을 통해 미국 및 글로벌 시장에 SMR 주요 기자재를 공급할 예정”이라며 “뉴스케일과의 사업 확대에 따라 수주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