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청약 막차에 ‘IPO 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이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다. 수요예측을 앞두고 기관투자자 사이에서도 적정 몸값에 대한 잡음이 일고 있다. 중복청약이 가능한 마지막 공모주인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청약 쏠림을 예상한 계산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크래프톤은 오는 6월 28일부터 7월 9일까지 2주간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오는 내달 22일 증시에 입성할 예정이다. 공모가액은 7월 12일 확정된다. 대표 주관사로는 미래에셋증권이, 공동주관사는 크레디트스위스, NH투자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이다. 이어 인수단으로 삼성증권이 참여한다.
크래프톤의 공모 예정 주식 수는 총 1006만230주, 공모가 희망밴드는 45만8000원~55만7000원이다. 현재 장외가는 60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희망밴드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23조393억~28조194억 원으로 추산된다.
대표 주관사를 맡은 미래에셋증권은 크래프톤 기업가치 평가에 비교기업으로 게임업종에서 넷마블, NC소프트, 액티비젼 블리자드, 넷이즈, 테이크투인터랙티브, 일렉트로닉 아츠, 넥슨 등 7개사를 선별했다. 해당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을 비교 대상으로 삼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종 비교기업으로 고PER 상태인 미디어·엔터 종목을 포함하면서 불거졌다. 월트디즈니(PER 88.8배), 워너뮤직(38.1배) 등을 포함하면서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문 관계자는 “향후 IP(지적재산권) 관련 가치를 부각하기 위해 두 기업을 포함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매출 비중에서 차이가 난다. 수요예측 과정에서 해당 부분에 대한 설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1분기 순이익을 전체 연도로 4배로 환산한 점도 고평가 논란을 부추겼다. 연 환산 지배주주 순이익에 PER 45배를 적용했는데, 1분기 당기순이익 1940억 원을 단순히 4배로 곱해 7760억 원으로 계산하면서 기업가치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이는 지난해 전체 당기순이익 5563억 원보다 39%가량 높은 수치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멀티플 산출과정에서 고PER 미디어·엔터 종목을 피어그룹으로 선정한 부분은 고평가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크래프톤의 공모 후 유통 가능 물량은 상장주식 수 대비 38.5%로 추정되며, 우리사주의 실권 가능성으로 인한 유동 물량 증가, 3개월 이내 출회할 VC물량이 높은 점 등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적정 주가 72만 원을 제시하며 “가장 성공한 IP 경쟁력이 원게임 우려를 상쇄하고도 남으며, 마케팅·퍼블리싱 능력 고도화로 지속적인 재평가가 가능할 전망이다”고 의견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