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속도 유지 크루즈 컨트롤 기능 문제
올해 당국 질타 받는 등 품질 이슈 지속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Y 약 28만5000대를 리콜했다. 9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된 차량이다.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이번 리콜 대상 차량의 93.7%를 중국 생산분이 차지했다. 리콜 대부분은 소프트웨어 결함과 관련된 것으로, 수리를 위해 매장으로 갈 필요 없이 업데이트를 통해 원격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번 리콜은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이 테슬라의 결함 가능성 조사를 벌인 후 이뤄졌다. 당국은 2019년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생산된 기종에 대한 리콜 요청을 며칠 전 받았고, 이후 조사 결과 자동으로 차량 속도를 주변 차량과 같게 조절하고 유지하는 크루즈 컨트롤 기능에 문제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주행 중 예기치 않게 속도가 높아지는 급발진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올해 들어 중국 내 품질 논란을 겪던 테슬라는 이번 리콜로 악재가 겹쳤다. 회사는 2월 차량 급발진과 배터리 발화 문제로 SAMR가 경영진을 불러 질타하는 ‘예약 면담’을 겪었고 이후 “경영 과정에서 부족했던 점을 반성한다”며 꼬리를 내렸다.
4월에는 세계 최대 자동차 박람회 중 하나인 상하이 오토쇼에서 테슬라 고객 중 한 명이 브레이크 결함에 대해 항의 시위를 벌여 회사가 공개 사과 후 고객만족 부서를 만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이번 리콜은 테슬라가 중국에서 극복해야 할 역풍이 될 것”이라며 “이 문제는 지속해서 발생했고, 테슬라는 대규모 리콜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WSJ는 “테슬라는 머스크의 인기에 힘입어 중국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로 평가받았고, 중국은 테슬라가 미국 외 공장을 둔 국가이기도 하다”며 “그러나 품질 문제로 인해 잠재적인 구매자들이 발을 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리콜에 대해 테슬라는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를 통해 “모든 차량 소유자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테슬라는 국가 요구사항을 엄격히 준수하고 지속해서 안전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웨이보 사용자는 “브레이크 고장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이제 급가속 위험까지 있는가”라고 비꼬기도 했다.
계속되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도 테슬라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3월 정보 유출 우려로 군인이나 국영기업 직원이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는 것을 제한하자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어느 정부와도 차량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달래기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