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양도세 완화안에…“효과 의문”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양도소득세 중과와 전·월세 신고제 시행 등 겹규제가 시행된 한 달 동안 서울 주택 매매값과 전셋값이 일제히 오름폭을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여당이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당론으로 확정했지만 시장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28일 KB국민은행 리브부동산이 발표한 월간 KB주택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6월 서울 주택 매매값은 1.01% 올라 전월(0.8%)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 집값은 올해 1월 1.27%에서 4월 0.74%로 석 달 연속 오름폭이 줄었다가 지난달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역별로는 △구로구 2.72% △노원구 2.19% △도봉구 2.10% 등 서울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이밖에 △서초구 1.71% △양천구 1.63% △강동구 1.51% △서대문구 1.01% 등도 비교적 많이 올랐다.
전셋값도 상승세다. 이달 서울 주택 전셋값은 0.90% 올라 전월(0.62%)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재건축 이주 수요가 몰린 서초구가 4.47% 급등하고 △도봉구 1.95% △양천구 1.81% △용산구 1.54% △강남구 1.34% 등도 많이 올랐다.
보유세·양도세 중과 규제에도 다주택자 상당수는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매물 잠김 현상은 심해지고 있다. 집값 상승 전망이 우세한 만큼 매도를 늦추면 시세 차익을 더 많이 남길 수 있다고 다주택자들이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3484건으로 두 달 전(4만8399건)보다 10.15% 감소했다. 이 기간 서울 25개 자치구 중 관악구를 제외한 구 전역에서 매물이 줄었다.
민주당 개편안에 따르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과 기준은 현행 공시가격 9억 원 이상에서 상위 2%로, 양도세 비과세 기준은 현행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완화한다. 하지만 개편안에 따르면 주택 가격이 내려가더라도 상위 2%는 세금을 내야 하고, 주택 가격이 올라도 상위 2% 외에는 세금을 내지 않아 가격 조정의 기능이 사라지게 된다. 양도 차익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율도 축소하기로 해 기존보다 세금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집값이 앞으로도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거래 비용도 적지 않은 만큼 당분간 매물 잠김 현상은 지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