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장관 취임 첫 통신 CEO 간담회, 28㎓ 기지국 구축 독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 간 첫 공식 만남을 가졌다. 임 장관은 통신 3사 CEO에 “국가 자원 주파수를 할당받은 만큼 책임감 있게 망 구축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3사 CEO는 “28㎓ 5G 지하철 와이파이 품질 실증 후 지하철에 추가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이전보다 다소 진전된 모습을 비쳤다. 다만 통신 3사가 올해 연말까지 구축해야 하는 28㎓ 5G 기지국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아 반쪽 성과에 그쳤다.
임 장관은 28일 박정호 SK텔레콤, 구현모 KT,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를 만나 5G 관련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임 장관이 통신 3사 CEO와 공식적으로 만나는 건 취임 이후 처음으로, 3.5㎓ 대역 5G 전국망 구축 추진현황과 28㎓ 대역 5G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뤄졌다.
임 장관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최초 상용서비스에도 커버리지와 요금 수준에 대한 논란을 빚고 있는 5G와 관련해 “5G 커버리지 품질에 더욱더 관심 증대되고 있다”며 “눈높이를 맞춰 편리하게 5G 서비스를 이용하게 주거지역, 지하철에도 조속하게 5G 커버리지를 구축하고, 전국망 구축도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 농어촌도 5G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착실하게 준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28㎓는 우리나라가 최고 수준의 인프라로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고, 최선의 노력을 해서 활성화해야 한다”며 “국가 자원 주파수를 할당받은 만큼 책임감 있게 망 구축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임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전국망 구축이 활발히 진행 중인 3.5㎓ 주파수 대역과 달리 28㎓ 대역은 통신사들의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것에서 기인한다.
통신 3사는 2018년 과기정통부로부터 이용 기간 5년에 28㎓ 대역 주파수를 각각 2000억 원에 할당받았다. 당시 5G 주파수 할당 조건에 따라 통신 3사는 올해 안에 28㎓ 대역 5G 기지국을 각각 1만5000국씩 총 4만5000국을 구축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하지만 투자 대비 효율성이 떨어져 3월 말까지 구축한 기지국 수는 91개에 불과하다. 통신 3사는 지난해 28㎓ 대역 주파수 비용을 손상처리한 바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통신 3사 CEO는 지하철 와이파이 확대 의사를 내보여 투자를 저어하던 것에서 다소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품질이 확보된 이후라는 전제가 붙었다.
허성욱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 “통신 3사 CEO가 지하철에 28㎓를 도입하는 부분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국민에게 가장 체감할 수 있는 사례가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28㎓ 기술과 특수성을 고려해 품질을 확인하고, 실증 결과를 토대로 추가 확산 방안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통신 3사는 지하철 2호선 신설동과 성수역 5.4㎞ 지선 구간에서 28㎓ 5G 백홀과 객차 내 광케이블, Wi-Fi 6/6E로 망을 구성해 실증을 추진한다. 주파수는 SKT가 28㎓ 대역(28.1∼28.9㎓) 800㎒ 폭을 활용한다. 통신 3사가 삼성전자 장비로 이달 25일까지 설비를 구축한다.
간담회에서 핵심 논의 안건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28㎓ 기지국 구축은 이날 거론되지 않았다. 허 실장은 “이날은 28㎓에 대해서 이렇게 처음 시작을 열심히 잘 해보자는 자리였기 때문에 1만5000개가 달성이 어렵다, 이 부분에 대한 통신 3사 요청은 전혀 되지 않았고, 지금을 시작으로 계기로 열심히 하자는 쪽의 이야기들이 많았다. 구축 관련 부분에 대해서는 거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허 실장은 기지국 구축 관련 정책 기조에 대해 “올해 연말까지 사업자들이 28㎓ 구축 실적을 정부에 제출하면 내년 초에 이행 점검을 해서 그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할지 결정할 부분”이라며 “현 단계에서는 사업자의 어떤 유통도 없었고, 저희도 그 부분은 현재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