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서형 “‘마인’ 덕분에 멜로 연기 목마름 해소됐죠”

입력 2021-06-2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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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키이스트)

“‘마인’ 덕분에 해보고 싶었던 ‘멜로’ 연기에 대한 목마름이 해소됐어요. 그래서 당분간 차기작이 없어도 잘 지낼 것 같아요.(웃음)”

최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마인’에서 김서형은 재벌가 며느리 정서현 역을 맡아 압도적인 연기력과 걸크러시 매력을 선보이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는 드라마를 끝마친 뒤 그 어떤 여한이 없었다며 시원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2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서형은 “드라마의 인기는 어느 정도 예상했다”며 “스태프, 배우 사람들이 너무 좋았고, 서로 믿어주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작품이 잘 될 수밖에 없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마인’에서 그동안 목말랐던 멜로 연기를 펼친 김서형이지만, 그의 멜로는 조금 특별했다. 한국 드라마에서 잘 그려지지 않았던 동성 간의 사랑을 그린 것. 정서현은 성 소수자로서 세상의 편견에서 벗어나 자신의 것 ‘마인’(Mine)을 찾아가는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많은 지지를 얻었다.

(사진제공=키이스트)

여성 중심 서사의 대표 배우이자, 많은 여성의 롤모델로 꼽히는 김서형은 “행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맡아온 역할들이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가 많았죠.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는데, 시대와 맞물리면서인 것 같아요. 특히 사회 첫발 내딛는 친구들 중에 제 마니아층들이 있었어요. 저 또한 아름답고, 멋있게 늙어가기를 바라지만 정서현이라는 캐릭터를 만나서, 멋있는 사람으로 그리기 위해 더 신경을 썼어요. 정서현 캐릭터가 사회적으로 반향을 일으킬 거란 예상을 했기 때문에 더 멋지게 그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를 믿고 기다려주는 분들에게 부합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죠.”

김서형은 극 중 첫사랑인 최수지(김정화)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렸다. 특히 애절한 눈빛만으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해내며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그는 성 소수자의 사랑 이야기가 아닌, 보통의 사랑으로 바라보고 연기에 임했단다.

“남편 역할의 박혁권과 연기하는 게 오히려 더 어려웠어요. 김정화를 만나는 연기는 어려울 게 하나도 없었어요.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 하는 연기는 오히려 단순했죠. 두 사람의 서사가 많이 그려지지 않아서 아쉽긴 했지만, 마지막에 ‘보고 싶어’라는 말이 물음표가 됐고 설레면서 끝이 났어요. 제가 만약에 이성과의 멜로 연기를 했어도 똑같이 했을 거예요. 남자라서 여자라서 다를 건 없어요. 첫사랑을 그리워하다 만났을 때 표정은 똑같았을 거예요.”

(사진제공=키이스트)

‘마인’이 다른 드라마와 차별점을 가지는 부분은 두 여성의 끈끈한 우정을 그린 점이다. 재벌가의 두 며느리가 적대하는 것이 아니라 연대를 보이고, 스스로의 것을 찾기 위해 나아가는 과정들에 초점이 맞춰진 스토리는 통속극의 틀을 부수며 새로운 재미를 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효원가 둘째 며느리 서희수 역의 이보영과의 호흡은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이기도 했다.

“보영 씨와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저보단 어리지만, 보영 씨도 연차가 꽤 됐거든요. 엄마로서, 육아하면서 배우를 하는 게 보통 일은 아닐 거예요. 너무 기특하고 대단하고, 정말 멋진 사람이에요. 희수 역할 이전에 보영이란 사람이 멋져 보였거든요. 나한테 결혼하고 애를 낳으라고 하면 조금 무서워요. 두 가지를 다 해내는 보영 씨가 멋져요. 그런 세월을 잘 지내왔기 때문에 지금의 보영인거 같아요. 그런 멋짐과 세월이 분명 연기에도 녹아있고, 우리 둘 다 옛날 사람이니까. 케미가 더 잘 붙는 것 같았어요.”

(사진제공=키이스트)

1994년 KBS 16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서형은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소위 ‘센 캐릭터’를 주로 소화해왔다. 드라마 ‘아내의 유혹’, ‘기황후’, ‘SKY캐슬’ 등을 통해 강한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그때마다 다른 결의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김서형만의 색깔을 만들어냈다.

“출연 제의가 들어오면, 내가 촉이 오거나 변주하기 재미있는 캐릭터를 선택하게 돼요. 호기심이 생기는 역할에 끌리고요. 마냥 센 캐릭터만 했던 건 아니에요.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가지 습득해가고, 버려야 할 건 버리고. 이런 것들이 쌓이면서 ‘마인’까지 온 거죠. 필모그래피를 찬찬히 쌓아오면서 나 스스로도 많이 배우고, 잘 다듬어진 것 같아요. 언제까지 될 진 모르겠지만, 평생 연기할 수 있게 가야죠. 이때까지의 공부가 나쁘진 않았구나. 찬찬히 온 게 더 좋구나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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