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19 시대 세계 경제 구원투수로 부상

입력 2021-06-29 16:06수정 2021-06-29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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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수요 팽창, 다른 국가에 긍정적 효과
OECD, 향후 1년간 중국·일본·유로존 성장률 최대 0.5%포인트 상승 전망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중국 역할 지금 미국이 담당"
선적 병목·원자재 가격 상승 등 부작용도

▲미국 뉴욕에서 15일(현지시간) 사람들이 불꽃놀이를 지켜보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허덕이는 세계 경제에 구원투수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대규모 부양책으로 인해 소비가 팽창하면서 전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 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6조 달러(약 6777조 원) 규모의 지출 계획안이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의 가장 최근 지출 계획만으로도 향후 12개월간 중국과 일본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성장률이 최대 0.5%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캐나다와 멕시코의 경우 최대 1%포인트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OECD는 지난달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올해 세계 경제 성장 전망률을 5.8%로 종전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는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주요국들이 저마다의 사정으로 소비가 확대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1위 경제국 미국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중국이 했던 성장 동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중국은 자국 내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자마자 대대적으로 부채 리스크 관리와 신용 억제에 나서면서 과거처럼 글로벌 성장을 견인하지 못하고 있다. 유럽은 코로나19 여파에 위축된 소비가 걸림돌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아담 포센 전 영란은행(BoE) 통화정책위원은 “유럽과 중국, 일본이 미국의 대규모 재정정책에 어느 정도 무임승차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미국 소비지출은 올해에만 전년 대비 약 10%(인플레이션 조정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올해 미국 가계 ‘초과저축’이 2조6000억 달러에 육박해 미국 소비자들이 외국산 제품에 상당한 지출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소비지출은 전 세계에서 약 27% 비중을 차지한다. 이를 감안하면 미국 소비 팽창은 글로벌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당장 올해에만 8760억 달러어치를 수입해 수출을 크게 뛰어넘어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올해부터 2026년까지 매년 약 1700억 달러어치를 추가로 수입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은 1400억 달러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은 기축통화인 달러를 무기로 국제 채권시장과 각국의 외환보유고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의 소비지출 확대가 세계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과거 중국보다 훨씬 크다고 WSJ는 진단했다.

하지만 동전의 양면처럼 미국의 수요 팽창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폭발적 수요가 동아시아 지역의 선적 병목 현상 각국 환율과 통화정책에 대한 영향,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우려에 긴축 시간표를 앞당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브라질과 러시아 중앙은행은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막기 위해 올해에만 기준금리를 세 차례 인상했다. 최근 터키와 멕시코도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WSJ는 “연준이 금리를 계속 낮게 유지하면 글로벌 자산 거품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연준을 시작으로 주요국들이 잇달아 금리 인상을 하게 되면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큰 신흥국에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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