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반드시 지킨다"며 기본주택ㆍ기본소득 약속…현실가능성 비판 정면돌파
'불공정' 이슈에 "줄어든 기회에 경쟁 과열돼 불만을 분노로 바꿔"
해법으로 "경제적 기본권 보장해야"라며 기본 시리즈 필요성 재차 강조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민주당 정부' 추켜세우며 당심 구애도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지사는 이날 녹화된 영상을 통해 출마선언을 했다. 대규모 행사를 열어 세몰이를 하던 통상의 출마선언식과 다르게 ‘나 홀로’ 출마선언으로 차별화한 것이다.
공개된 영상에서 이 지사는 “약속을 어겨도 제재가 없는 정치에선 공약 위반이 다반사고, 그래서 정치는 불신과 조롱의 대상이다. 전문가 몇 명이면 그럴 듯한 공약은 얼마든 만든다”며 “이재명은 지킬 약속만 하고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켰다. 성남시장 8년, 경기도지사 3년 동안 공약이행률이 90%를 넘는 이유”라고 강조하며 자신의 대표 정책비전인 기본소득과 기본주택 등 ‘기본 시리즈’를 제시했다.
그는 “불가능해 보이던 계곡 불법시설을 정비한 것처럼 실거주 주택은 더 보호하되 투기용 주택의 세금과 금융제한을 강화하고, 적정한 분양주택과 충분한 기본주택 공급으로 더 이상 집 문제로 고통받지 않게 하겠다”며 “기본소득을 도입해 부족한 소비를 늘려 경제를 살리고 누구나 최소한의 경제적 풍요를 누리며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기본 시리즈의 현실가능성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반드시 지킨다”며 정면돌파에 나선 것이다. 그는 “수많은 정책 중 가장 효율적인 정책을 선택하는 건 용기와 결단의 문제고 강력한 추진력이 있어야 개혁정책이 성공할 수 있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지사는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불만이 터져 나오는 ‘불공정’에 대해 문제의식을 밝혔다.
그는 “투자만 하면 고용·소득·소비가 늘어 경제가 선순환하던 고도성장 시대는 갔다”며 “줄어든 기회 때문에 경쟁이 과열되고, 경쟁 과열은 불공정에 대한 불만을 분노로 바꾼다”고 불공정이 떠오른 배경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누군가의 부당이익은 누군가의 손실, 강자가 규칙을 어겨 얻는 이익으로 규칙을 어길 힘조차 없는 약자의 피해다. 투기이익 같은 불공정한 소득은 의욕을 떨어뜨리고 불평등과 양극화를 키운다”며 “불평등·양극화는 상대적 빈곤이라는 감성적 문제를 넘어 비효율적 자원배분과 경쟁의 효율 악화로 성장동력을 훼손하고 경기침체와 저성장을 부른다”고 짚었다.
이어 “공정성 확보, 불평등·양극화 완화, 복지확충에 더해 경제적 기본권이 보장돼 모두가 최소한의 경제적 풍요를 누리는 사회여야 지속적 성장과 국민의 더 나은 삶이 가능하다”며 기본 시리즈의 필요성을 재차 짚으면서 규제합리화·미래형 인적자원 육성·산업경제 재편·신성장동력 발굴 등을 통한 ‘지속적 공정성장’을 강조했다.
이 지사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권을 추켜세우며 더불어민주당 당원의 지지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민주화, 외환위기 극복, 복지국가 기틀 마련, 한반도 평화 정착이라는 역사적 성과를 만든 민주당의 당원으로서 현장 속에서 더 겸손하게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더 나은 국민정당을 만들겠다”며 “자랑스런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 토대 위에 필요한 건 더 하고, 부족한 건 채우며, 잘못은 고쳐 더 유능한 4기 민주당 정권, 더 새로운 이재명 정부로 국민 앞에 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 후광, 조직, 돈, 연고 아무것도 없는 저를 응원하는 건 성남시와 경기도를 이끌며 만들어낸 작은 성과와 효능감 때문일 것”이라며 “실적으로 증명된 저 이재명이 나라를 위해 준비된 역량을 발휘할 수 있게 더 큰 도구를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당내 지지기반이 약점으로 꼽히는 만큼 적극 ‘당심 구애’에 나선 것이다. 친노(노무현)·친문(문재인) 좌장격인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지원을 받는 것도 이를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