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지분 20% 확보한 상황...리테일 시장 확장 기대
규제당국과의 마찰 및 지분 거래 승인이 변수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알리바바가 벌금 납부 후 첫 대규모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장쑤성 정부가 이끄는 컨소시엄을 통해 쑤닝그룹의 리테일 부문인 쑤닝닷컴 지분율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미 알리바바는 쑤닝닷컴 지분 20%를 보유한 상황이다. 여기에 약 80억 달러(약 9조 원)어치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것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쑤닝닷컴은 가전과 전자 부문 중국 최대 리테일 업체 중 하나다.
3월 알리바바는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28억 달러의 벌금을 냈다. 이 영향으로 1분기 회사는 1조 원 넘는 손실을 기록했다. 알리바바가 분기 손실을 기록한 것은 설립 후 이번이 처음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거래는 알리바바가 최고 라이벌인 징둥닷컴의 오랜 텃밭인 전자제품 시장을 위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지방정부와 손잡은 부분은 회사가 투자 거래를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됐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알리바바가 쑤닝닷컴 지분을 인수하면 중국 리테일 입지는 훨씬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유로모니터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쑤닝닷컴은 중국 전체 대형 할인점 가운데 점유율 4.4%로 5위에 자리 잡고 있다. 알리바바가 보유한 선아트리테일이 13.7%로 1위이며, 지분 작업이 끝나면 4위(9.3%) 월마트 중국 사업부를 비롯해 징둥닷컴과 제휴를 맺은 다른 기업들에도 도전이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했다.
에이전시차이나의 마이클 노리스 애널리스트는 “지분 확대가 마무리되면 알리바바는 당국의 과잉 규제가 자사의 야망이나 투자 기회를 제한하는 것을 저지할 수 있게 된다”며 “알리바바의 옴니채널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쑤닝의 리테일과 배송 시스템의 잠재적인 전략적 가치는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목할 부분은 규제 당국이 알리바바에 대한 통제와 단속을 누그러뜨릴지다. 알리바바는 아직 시장감독관리총국이 지시한 핀테크 자회사 앤트그룹의 금융지주사 전환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이번 지분 거래 역시 당국의 승인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